탯폰드은행, 727억원 자금조달…러 채권시장 회복까진 갈 길 멀어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러시아의 크림합병 이후 러시아 은행의 첫 채권 발행이 나왔다.
22일(현지시간)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러 중부 자치공화국 타타르스탄에 기반한 탯폰드은행은 이날 3년물 채권 7000만달러(약 727억원)어치를 발행했다. 금리는 11%로 높았지만 목표자금을 모으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지난 16일 크림 자치공화국의 러시아 합병 주민투표 이후 한 달 동안 러시아 기업들의 채권발행은 사실상 중단 상태였다. 지난달 초 자산기준 러시아 1위 은행 스베르방크가 5억달러 규모의 선순위 무담보채권을 발행했을 때보다 현재 상황은 더 좋지 않다. 당시 스베르방크가 발행한 채권의 표면금리는 4.1%였다.
탯폰드은행의 자본시장 복귀로 러시아 채권시장의 경색국면도 풀릴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러시아 채권시장의 회복을 점치기에는 이르다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잇단 해외자금 이탈 등 채권 수요 자체가 적다. 러시아 증시 하락세와 환율 급등세도 이어지고 있다. 경제성장 둔화와 신용 리스크 확대 등 풀어야할 난제가 많다. 러시아의 올 1·4분기 성장률은 0.8%로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러시아 10년물 국채금리는 다시 9%를 돌파하며 연초 7.8%에서 급등했다.
미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금까지 러시아에서 발행된 채권 규모는 전년동기대비 74%나 쪼그라들었다. 러시아 정부는 올해 들어 8차례나 국채 발행을 취소했다.
영국의 한 러시아 은행 전문가는 "이번 채권 발행을 러시아 은행들의 자본시장 복귀로 해석하지 않고 있다"면서 "현재 채권 발행에 나서고 있는 은행들은 존재감이 크지 않으며 대형 은행들의 시장 접근성은 여전히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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