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이 핵실험 징후를 보임에 따라 우리 정부는 통합위기관리팀을 구성, 대비태세 강화에 나섰다고 22일 밝혔다.
한미 정보당국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가림막 설치 등 특이징후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풍계리 핵실험장 일대에 최근 들어 차량의 움직임이 몇 달 전보다 활발하게 증가하고 있고 일부 장비와 자재 반입 활동도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특히 북한 내부에서 '4월30일 이전에 큰 한방을 준비하고 있다'는 말까지 들린다고 국방부가 밝히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한미 정보당국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가림막 설치 등의 특이 징후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풍계리 핵실험장 일대에 최근 들어 차량의 움직임이 몇 달 전보다 활발하게 증가하고 있고 일부 장비와 자재 반입 활동도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지난달 말부터는 동창리 미사일기지에서 장거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위한 움직임도 감지됐다. 군 당국은 미사일의 엔진 연소시험 때 발생한 그을음과 연소시간, 동체의 크기로 봤을 때 장거리 ICBM에 해당하는 대포동 계열로 추정했다. 북한이 ICBM 발사를 성공할 경우, 미국 본토 일부지역까지 사정권에 들어갈 것으로 보여 우리 정부는 물론 미국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동창리기지는 북한의 핵시설이 몰려 있는 영변과의 거리가 불과 70㎞에 불과해 핵탄두를 장착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기가 용이하다.
대북전문가들은 오는 25∼26일로 예정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북한이 4차 핵실험 준비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했다. 북한은 25일 북한의 인민군 창건일을 맞아 핵ㆍ미사일 실험을 통해 국내외적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
북한은 지난해 2월 풍계리 서쪽 갱도에서 3차 핵실험을 단행한 데 이어 남쪽 갱도 굴착도 완료해 정치적 결단만 있으면 언제든 4차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춘 상태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을 앞둔 시점에서의 이런 북한 움직임은 대미 압박을 위한 시위성 행동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과거 핵실험 패턴으로 볼 때 긴장조성 측면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실제 단행까지에는 아직 한두 단계가 더 남았다는 지적도 같이 나온다.
북한의 1∼3차 핵실험은 중ㆍ장거리 미사일 발사→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응 조치→핵실험 예고→핵실험 감행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이는 시간을 두고 점진적으로긴장을 고조시켜 막판 핵실험까지 가는 방식이다.
올해는 북한이 지난달 26일 노동미사일을 발사했고, 이에 대응해 유엔 안보리가같은 달 28일(현지시간) 이를 규탄하는 구두 의장성명을 발표했다. 그러자 북한은 지난달 30일 "핵 억제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도 배제되지 않을 것"이라는 외무성 성명을 내놨다.
하지만 북한은 아직 장거리 로켓도 발사하지 않았다. 북한이 과거 방식대로 한다면 장거리 로켓 발사와 명확한 핵실험 예고가 먼저 나와야 하는 상황이다. 나아가 미국의 대통령이 한반도에 있는 상황에서 핵실험을 감행하는 초유의 도발을 할 경우 그 후폭풍이 상상 이상일 것이란 분석도 많다. 북한의 우방인 중국 역시 시진핑 체제 출범 이후 더욱 강력히 북핵문제에 대처해 오고 있다.
특히 '세월호 침몰'이라는 대형 참사가 발생한 상황에서 핵실험을 할 경우 우리 국민의 대북 규탄여론이 어느 때보다 더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요소를 고려할 때 풍계리에서의 움직임이 실제 핵실험 감행 목적보다는 주변의 관심을 끌고 미국의 대북정책 변화를 압박하기 위한 북한의 기만전술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군관계자는 "아주 임박했다는 징후는 아직 없지만, 실제 이런 징후가 관측돼도 북한의 위장전술일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상황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끝까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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