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이 심상찮다.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가림막 설치 등의 특이 징후를 포착되고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의 미사일기지에서 미사일의 엔진 연소시험이 꾸준히 관측되고 있다.
22일 정부 관계자는 "오는 25일 북한의 인민군 창건일 등 대형이벤트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한 시기에 맞춰 도발할 가능성이 높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정보당국이 이달 초부터 동창리 미사일기지에서 포착한 것은 장거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움직임이다. 미사일의 엔진 연소시험 때 발생한 그을음과 연소시간, 동체의 크기로 봤을 때 장거리 ICBM에 해당하는 대포동 계열로 추정하고 있다. 동창리기지는 북한의 핵시설이 몰려 있는 영변과의 거리가 불과 70㎞에 불과해 핵탄두를 장착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기가 용이하다.
북한이 ICBM발사를 성공할 경우, 미국 본토까지 사정권에 들어갈 것으로 보여 우리 정부는 물론 미국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북한이 지난 2월부터 연이어 기습 발사한 스커드ㆍ노동 미사일보다 훨씬 사거리를 늘린 미사일 발사 준비에 들어간 것은 국제사회에 대한 무력시위의 강도를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는 가림막 설치 등의 특이 징후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풍계리 핵실험장 일대에 최근 들어 차량의 움직임이 몇 달 전보다 활발하게 증가하고 있고 일부 장비와 자재 반입 활동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25∼26일로 예정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북한이4차 핵실험 준비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25일은 북한의 인민군 창건일이 있어 국내외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다는 것이 대북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북한은 지난해 2월 풍계리 서쪽 갱도에서 3차 핵실험을 단행한 데 이어 남쪽 갱도 굴착도 완료해 정치적 결단만 있으면 언제든지 4차 핵실험을 할 수 있도록 준비를 갖춘 상태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을 앞둔 시점에서의 이런 북한 움직임은 대미 압박을 위한 '시위성 행동'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군 관계자는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 건물에 고급 승용차 등의 왕래도 포착되고 있다"면서 "북한 당국의 주요 인사들이 방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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