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원두가격 80% 급등…동서·남양유업·매일유업 악영향 미칠 수도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브라질 가뭄이 동서ㆍ남양유업 등 커피 관련주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국제 원두가격이 80%나 급등한 가운데 추세가 이어질 경우 실적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선물거래소(ICE)에서 아라비카 원두 5월물 가격은 1파운드(454g)당 1.99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연초 대비 79.5%,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40.6% 급등한 수준이다.
원두 가격이 이처럼 치솟은 것은 브라질 이상 기온 때문이다. 지난 1~2월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에 4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이 닥치면서 원두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됐다. 여기에 올해 슈퍼 엘니뇨 현상이 찾아올 것이라는 전망이 원두 가격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다.
원두 가격은 당분간 급등한 상태인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최아원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브라질 전체 원두 생산의 30%가량이 가뭄 피해를 봤고, 지난해 10~11월부터 원두 공급이 부족하다는 얘기가 나왔다"며 "당분간 원두가격은 횡보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원재료비 상승으로 국내 커피 제조업체들의 수익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커피 관련 상장 회사로는 동서와 남양유업, 매일유업 등이 있다. 특히 동서의 경우 비상장 자회사인 동서식품이 지난해 하반기 원재료 가격 하향 기조를 반영해 제품 가격을 내려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동서식품 순이익 중 지분율 50% 만큼이 동서의 영업외 수익으로 잡힌다.
우원성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동서가 원두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받고 남양유업이나 매일유업 등은 커피매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크지 않아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고 짚었다.
다만 원두가격이 다시 떨어지거나 이들 업체가 가격을 인상한다면 주가에 악재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창희 NH농협증권 연구원은 "현재 원두 가격이 2~3개월 뒤 반영돼 실적이 안 좋아질 수 있겠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 이후 업체들이 커피제품 가격을 인상하는 식으로 대응하면 원재료비 상승분이 상쇄돼 수익성이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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