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전남)=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진도에서 여객선이 침몰한 지 사흘째로 접어들면서 속절없이 하루를 더 보낸 사고 실종자 가족들의 마음도 타들어가고 있다. 정부는 잠수인력을 2배 이상 투입하는 등 수중탐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지만 선체 내부 수색에는 실패한 상태다. 실종자 가족들은 "수색하지 말고 구조를 하라"면서 정부가 늦장대응을 하고 있다"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18일 해경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해경과 해군은 잠수부 512명과 함정 171척을 투입해 실종자 수색에 나섰으나 선체 진입에 실패했다. 앞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세월호 침몰사고 브리핑을 열고 함정과 잠수요원을 2배이상 투입해 사고수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김수현 해양경찰청장은 "사고 해역의 조류가 너무 빠른 데다 시야 확보도 쉽지 않아 잠수 기술이 좋은 사람도 위험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사고가 난 맹골수도 해역은 조류가 빠르기로 유명한 곳으로 물살 속도가 최대 시속 12km에 달한다.
18일 새벽 시신 16구가 추가로 발견되면서 실종자들은 해군의 초기대응 미숙을 지적하고 있다. 한 실종자 가족은 "사고가 난 16일 초기에 잠수부들을 투입했어야지, 지금 수백 명 투입하면 무슨 소용이냐"고 말했다.
사고 부모의 요청으로 오게 됐다는 다이빙 전문가 김모씨는 "사고 초반에 배 문에 가이드라인(연결줄)을 묶어서 잠수부들이 바로 내려갈 수 있게 했어야 하는데 타이밍을 놓쳤다"고 말했다. 해경 관계자는 "처음부터 연결줄을 묶은 것으로 알고 있으나 정확한 연결 시간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생존을 위한 공기주입장치 설치도 늦어졌다"며 "해양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데 해경에 그런 장치하나 없는 게 말이 되냐"며 울분을 토했다. 해경관계자에 따르면 공기를 주입해 부양시키는 장치는 해경에 없으며 사고선사업체가 민간군함업체에 요청해 투입됐다.
해경은 크레인을 투입해 인양작업에 나서려고 하고 있지만 실종자 가족들의 반대로 진행을 하고 있지 않은 상태다. 선체 내 이른바 '에어포켓'에 있는 생존자의 경우 인양작업으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해경 관계자는 "지난밤 해군 및 해경 잠수 인원이 20회에 선내 진입을 시도했으나 높은 파도 조류로 인해 내부 진입에는 실패했다"며 "소중한 생명을 한명이라도 더 구조하기 위해 가용 세력을 한 명이라도 더 투입해 구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진도(전남)=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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