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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생사 엇갈린 1시간, 선장은 '탈출' 승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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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격한 항로 변경으로 기울며 침몰한 배
- 승객들 우왕좌왕하는 사이 선장은 재빨리 탈출
- 초기 1시간동안 안내 제대로 됐다면 구조인원 늘었을 듯


세월호 침몰사고 사흘째에 접어들면서 18일 현재 사망자 수는 25명으로 늘었다. 179명은 구조됐지만 탑승인원 절반이 넘는 271명은 아직 생사여부를 알 수 없는 상태다.

구조가 진행되기 시작한 사고발생 1시간 동안 세월호에서 일어났던 일들이 생존자의 증언과 경찰 및 정부 조사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안타까움과 분노가 더해지고 있다.


지난 16일 오전 8시 48분 37초. 승객 475명을 태우고 전남 진도 앞바다를 지나던 세월호는 항로를 갑자기 오른쪽으로 급격하게 변경한다. 6825t의 대형 여객선에 실린 180대의 차량과 1157t의 화물이 한 쪽으로 쏠리면서 '쾅'하는 충격음이 순식간에 선체를 뒤덮었다.

수학여행을 떠난다는 기대에 한껏 들떠있던 안산 단원고 학생들과 승객들은 갑자기 배가 흔들리자 당황했지만 안내방송을 믿고 애써 불안감을 달랬다. 여객선 스피커에서는 "배에 문제가 생겼으니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객실에서 움직이지 말고 있으라"는 방송이 재차 흘러 나왔다.


'움직이지 말라'는 말에 큰 문제는 아닐거라고 생각한 승객 중 일부는 구명조끼를 입지 않고 있다 배가 기울고 물이 들어오기 시작하자 우왕좌왕하며 큰 혼란에 휩싸였다.


당시 승객들에게 안내방송을 했던 직원 강모(32)씨는 "상급자의 지시로 승객들에게 움직이지 말라는 방송을 했지만 배에 물이 차 빠져나올 때까지 퇴선명령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조타실은 세월호에 투입된 지 만 4개월, 경력 1년의 3등 항해사 박모(여·26)씨가 지키고 있었다. 사고가 난 '맹골수도(孟骨水道)'는 조류가 세 위험구간으로 분류되는 곳이지만 선장 이준석(69)씨는 조타실 밖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배에 이상을 감지하고 조타실로 들어온 선장 이씨는 "배가 넘어간다"며 제주관제센터에 구조를 요청한다. 관제센터와 최초 교신을 한 건 8시55분께. 변침으로 배에 이상징후가 발생한 지 7~8분이 지난 시점에 세월호의 상황이 바깥으로 전해졌다.


그 순간 세월호는 이미 북쪽으로 표류하기 시작했고 선박은 바다 속으로 기울었다.


사고 발생 10분 후 관제센터와 교신을 끝낸 선장은 오전 9시께 선원들에게 대피를 지시했다. 승객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을 그 시각 선장 이씨와 승무원들은 승객들의 안전을 살피지 않은 채 선박에서 탈출했다.


안산 단원고 전모(17)양은 "학생들이 헬기에 탈까말까 망설이던 중 선장이 혼자 먼저 탈출했다는 이야기가 돌았고 이후 맨발로 갑판에 나가 공중의 헬기 사다리를 잡고 무작정 올랐다"고 말했다.


오전 9시28분께 소방헬기가 사고 해역에 도착했고 그제서야 "구조 헬기에 탑승하라"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단원고 학생 김모(17)군도 "급박한 상황인 걸 알지 못하다가 배가 급격히 기울면서 물이 차오르기 시작하자 선생님들과 학생 일부가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안전을 확인하고 구명조끼를 입으라고 했다"면서 "승무원들은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배 안에서는 승무원인 고 박지영(22)씨와 고 정차웅(17) 군이 학생과 친구들에게 구명조끼를 건네던 순간 배를 책임져야 할 선장과 선원들은 수백명의 승객들을 뒤로한 채 바다를 빠져나갔다.


사고 발생 한 시간이 지난 오전 9시 50분께 선장과 1등 기관사를 포함한 선원 6명은 해경에 구조됐고 수백명의 승객은 바다 한 가운데서 구조대의 손길을 기다리며 가라앉는 배에 남겨졌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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