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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위 법안소위 또 무산…제2 미방위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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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국회 세번째 소위 안열려..법안 통과 '0' 가능성도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국회 정무위원회 산하 법안소위원회가 표류하면서 신용정보법, 금융소비자보호원 설치 등 민생법안 처리에 비상이 걸렸다. 정무위는 4월 임시국회에서 법안 심사를 강화하기 위해 법안소위를 6차례 개최하기로 했지만 지금까지 단 1차례도 열지 못했다. 이달 중 통과될 법안이 단 1건도 없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정무위가 제2의 미방위(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8일 국회에 따르면 정무위 법안소위는 17일 개회 직후 산회를 선포했다. 이달 11일과 14일에 이어 세 번째로 열었으나 안건을 꺼내지도 못한 채 끝낸 것이다.

김용태 정무위 새누리당 간사(법안소위 위원장)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비롯해 신용정보법 개정안 등 핵심통과법안을 다루려고 했지만 야당과의 협상이 잘 안 돼 벽에 부딪히고 말았다"고 말했다.


법안소위에서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법안은 금융소비자보호원 설치를 포함한 금융감독체계 개편이다. 야당은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신용정보법, 산업은행법 개정안 등 다른 법안을 절대 처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야당은 정책기능을 담당하는 금융위원회를 소비자보호 기능을 담당하는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금소위)로 나누고 양 위원회에 동등한 지위를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반면 정부와 여당은 금소위를 만들되 제재권만 부여하고 정책 등 나머지 기능은 금융위 산하에 두자는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이상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제재 건의권만 금소위에 부여하자는 얘기가 있는데 우리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은 "금융위를 쪼개자는 제안은 여당이 생각하는 방향과는 거리가 멀다"는 반응을 보였다.


여당은 야당의 무리한 요구가 법안처리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용태 의원은 법안소위 무산 직후 국회 출입기자들에게 돌린 문자메시지에서 "야당이 아직 숙성이 덜되거나 논란이 많은 법안을 이달 안에 논의해 통과시키자는 과도한 요구를 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협상의 틀이 계속 부서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일단 논의중인 법안부터 정리하는 게 일의 순서인데 야당이 새로운 법안을 들고 나와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야당은 최근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에 등기임원 뿐 아니라 미등기 임원의 보수도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어 여당과 갈등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임원 보수 공개를 한 게 불과 한두 달 전"이라면서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는데 야당이 성급하게 법안을 들고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달 중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민생법안이 전무일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무위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여야는 이번 주말에도 물밑 접촉을 시도해 의견 접근을 볼 계획이다.


이 의원은 "주말 동안 여야 각자 생각을 정리하기로 했다"고 알렸다. 김 의원은 "여야 물밑접촉을 통해 21일로 예정된 법안소위는 반드시 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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