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스 헤리티지 첫날 '골프전설' 왓슨과 한판, 공동 5위로 선전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무려 44살의 나이 차.
18일(한국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힐튼헤드 하버타운골프링크스(파71ㆍ7101야드)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RBC헤리티지(총상금 580만 달러) 첫날 화제는 단연 21세의 조던 스피스와 65세의 톰 왓슨(이상 미국)이 펼친 동반플레이였다.
스피스가 버디 4개와 보기 2개를 묶어 공동 5위(2언더파 69타), 왓슨은 반면 버디 3개와 보기 5개, 14번홀(파3) 더블보기를 더해 4오버파로 고전하며 공동 106위에 그쳤다. 하지만 성적은 중요하지 않았고, 두 선수에게 인터뷰가 집중됐다. 스피스는 "(대선배와의) 플레이 자체가 영광이고, 좋은 경험이 됐다"며 "게임 운영 등 효과적인 전략도 배웠다"고 했다.
스피스가 바로 지난해 7월 존디어클래식 우승으로 1931년 랠프 걸달의 산타모니카오픈 우승 이후 무려 82년 만에 10대 챔프에 이름을 올리며 '신인왕'에 등극한 선수다. 지난주 마스터스에서는 세계랭킹 1위 타이거 우즈(미국)의 최연소우승기록(1997년ㆍ21세104일)을 17년 만에 경신할 수 있는 호기를 잡았다. 비록 막판 5개 홀에서 3개의 보기를 쏟아내며 2위에 그쳤지만 미국인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는 충분했다.
마스터스에 처녀 출전해 최종 4라운드에서 공동선두를 달리며 우승을 바라보다 날려버린 스피스에게는 무엇보다 수많은 메이저를 얻고, 잃은 베테랑의 노하우가 큰 도움이 됐다. 주최 측이 1, 2라운드에서 왓슨, 또 다른 베테랑 데이비스 러브 3세(미국)와 같은 조로 편성해 '흥행카드'로 삼은 이유다.
왓슨은 그야말로 '골프전설'이다. 메이저 8승을 포함해 PGA투어 39승을 수확했다. 2009년 디오픈에서는 특히 4라운드 내내 '환갑투혼'을 발휘하다가 최종일 스튜어트 싱크(미국)와의 연장전에서 분패해 전 세계 골프마니아의 심금을 울렸다. 올해는 미국의 라이더컵 캡틴을 맡았다. 왓슨은 "(스피스는) 어리지만 이미 잘하고 있고, 충분한 센스가 있다"며 "머지않아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선두권에서는 매트 쿠차와 스콧 랭리, 윌리엄 맥거트(이상 미국) 등 3명의 선수가 공동선두(5언더파 66타)에서 치열한 몸싸움을 전개하고 있다. 쿠차의 상승세가 돋보인다. 텍사스오픈 4위, 셸휴스턴오픈 공동 2위, 마스터스 공동 5위 등 최근 3주간 출전한 3개 대회에서 모두 '톱 5'에 진입하는 등 매 대회 우승 경쟁이다. '디펜딩챔프' 그래엄 맥도웰(북아일랜드)은 공동 36위(이븐파 71타)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다.
한국은 최경주(44ㆍSK텔레콤)가 공동 20위(1언더파 70타)에 있다. 10번홀(파4)에서 출발해 버디 4개를 잡아내며 가속도를 붙이다가 마지막 7~9번홀 그린에서 고전하며 3연속보기를 범해 순식간에 3타를 까먹었다. 2009년 디오픈에서 왓슨을 제압한 장본인 싱크가 이 그룹에 있다. 위창수(42)는 버디 3개와 보기 5개로 2오버파를 쳐 공동 77위, '컷 오프'를 걱정하는 처지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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