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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늑장부리던 해수부, 박 대통령 '엄명' 한 마디에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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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진도=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진도 실내체육관을 방문해 '세월호' 침몰 사고 실종자 가족들의 여러 요구사항을 즉각 수용했다. 그러나 이는 실종자 가족들이 그동안 당국에 끊임없이 요구했으나 이뤄지지 않은 사항들이라, 현재 체육관 일대에는 "대통령말만 듣고 우리말은 안듣나"라는 고성이 오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께 진도 실내체육관을 방문해 전날 오전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 실종자 가족들에 위로의 말을 전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 숨도 못 주무셨을 것 같은데 얼마나 걱정이 크십니까"라며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자원과 인력으로 수색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실종자 가족이 "이 장소엔 우리들이 침몰 현장 구조 상황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상황판 하나 마련되지 않았다"며 "그동안 해수부 및 해경에 끊임없이 요구했음에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상황 지휘체계도 엉망이라 도대체 수색을 위해 무슨 일을 하고있는지 모르겠다"며 "상황실에 물어보면 몇명이 수색하고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통령은 이에 즉각 이주영 해수부장관을 불러 자초지종을 들었다. 박 대통령은 이 장관에게 "가족분들에게 실시간으로 어떤 상황이 오고가고 있는지 자세히 알려드리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지금 즉시 실종자 가족들이 요구하는 모든 사항을 즉각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장관은 "대통령께서 현장으로 오셔서 엄명을 내리셨으니 오늘 오후 중으로 상황판을 설치해 가족들이 즉각적으로 정보를 알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사고가 발생한지 이틀이 지났음에도 그동안 가족들의 요구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가, 박 대통령의 '엄명' 한 마디에 5분도 채 되지 않아 문제가 해결된 것이다.


실종자 가족은 수색 작업이 지연되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서도 울분을 토했다. 한 실종자 가족은 "해경에서는 잠수부 및 군부대 전문가들이 수색에 투입되고 있다고 하는데 왜 아직까지 배 안의 상황을 모르고 있나"라며 "선체 내의 식당 및 오락실에 생존해 있다고 알려져 있는 학생들 만이라도 빨리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에 "지금 현장에서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는 사람들은 천안함 사고 당시 활약했던 사람들이다"며 "애타시는 마음은 잘 알지만 그분들이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현장을 방문한 박 대통령은 이날 약 1시간 가량 실종자 가족들의 질문 및 요구사항을 들은 후 "만약 오늘 약속한 것을 지키지 않는다면 관련자는 책임지고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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