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유제훈 기자]
16일 오전 진도 앞바다에서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 이후 오후 1시 현재까지 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학생들의 시신이 안치된 고려대 안산병원 장례식장에는 무거운 침묵만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 사고에서 희생된 2학년 4반 정차웅·임경빈·권오천 군의 시신은 17일 오전 6시께 목포 한국병원을 출발해 9시 40분쯤 고려대 안산병원으로 옮겨졌다. 학생들의 시신이 장례식장에 도착하자 기다리고 있던 가족들은 일제히 눈물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일부 가족들은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오열 하기도 했다. 일부 유족의 경우 취재진의 촬영이나 취재를 거부하는 등 격한 분위기가 흐르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고인들의 선·후배를 비롯한 친인척들이 속속 모여들기 시작했다. 대부분 애써 슬픔을 참는 분위기였지만 일부 지인들의 경우 쏟아지는 눈물을 참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한 여성은 이곳을 찾아 "여기에 분향소가 설치돼 있다고 들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숨진 정군과 동아리 선·후배 사이라는 단원고등학교 1학년 조도현(15)군은 "갑작스런 소식을 듣고 너무 당황했고 (시신이) 병원에 도착했다고 해서 찾아왔다"면서 "가족들의 분위기는 정말 암울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조군은 이어 "지금 배 안에 남아 있는 학생들은 지금이라도 희망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고 선배들의 안전한 귀환을 기원했다.
정군 등 3명을 제외한 나머지 사망자들은 일단 다른 병원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장례식장 관계자도 "고대 안산병원 장례식장의 영안실이 꽉 차 다른 사망자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른 사망자의 경우 타 병원으로 이송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2학년 9반 담임교사 최혜정(25·여)씨의 시신은 현재 안산 한도병원으로 이송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숨진 학생들의 분향소는 아직 공식적으로 결정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합동 분향소가 설치될 때 까지 임시로 고려대 안산병원 장례식장에 시신들이 안치될 것으로 보인다. 고려대 안산병원의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분향소를 설치하겠다는 이야기는 없다"면서 "시, 교육청이 합동 분향소 설치를 위해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학교 측도 다른 희생자가 발견되면 안산시청 대회의실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하고, 단원고 4층 단원관에도 분소를 설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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