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근처 섬 중계기 이용해 배에서도 휴대폰 이용 가능
침몰한 세월호 안 상황 따라 통화 가능해
침몰 직전 보낸 메시지가 늦게 온 것일 수도…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세월호' 참사가 여러 미스터리를 낳는 가운데 사고 배 승객들이 어떻게 외부와 통화를 할 수 있었을까에도 관심이 쏠린다. 사고 순간 승객 일부는 가족이나 지인에게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문자나 전화통화로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전화가 끊기거나 메시지가 정상적으로 전달되지 않았다는 제보가 이어지는데 이는 사고 근처 섬에 설치된 이통사 중계기를 이용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사고 배에는 중계기가 설치되지 않았다. 이통사 관계자는 "섬에 설치된 중계기는 육지에서 20km 정도 떨어진 곳까지 네트워크 커버리지가 도달한다"며 "근해를 항행하는 배에는 중계기 설치가 의무화되지 않아 섬 중계기를 이용해 통화한다"고 말했다. 사고 상황을 전달하는 SNS나 통화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은 것도 섬의 중계기와 거리가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이통사들은 설명하고 있다.
중계기는 이통 서비스를 이용하는 발신자와 수신자간 통화를 하거나 메시지를 주고 받을 때 전파가 도달하도록 해주는 장비다. 스포츠 이벤트 등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곳에는 이통사들이 이동식 중계기를 설치해 폭증에 따른 이통 먹통을 막는다. 이통사 관계자는 "해상에서는 육지와 달리 전파 방해 요소가 적어 (섬에 설치된 중계기를 이용하더라도) 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세월호에 중계기가 설치돼 있었다면 사고 상황이 보다 빨리 전달될 수 있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전파가 닿지 않는 곳으로 배가 옮겨갈 수 있는 변수는 많은 만큼, 일정 크기 이상의 배에는 중계기 설치를 의무화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침몰한 배 안에서는 휴대폰 이용이 가능하느냐도 관심사다. 16일 밤 늦게부터 실종자들의 가족들에게 "배 안에서 살아있다"는 문자와 카카오톡이 왔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이통사들은 여러 조건들이 맞아 떨어지면 안 될 것도 없다고 설명한다.
이통사 관계자는 "배안 생존자의 휴대폰이 물에 젖지 않고 그들이 에어포켓(air poket)안에 있으면 통화 할 수 있는 확률이 있다"며 "뱃머리는 침수되지 않고 해수면 밖으로 나와 있기 때문에 그곳으로 전파가 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어포켓은 선박이 뒤집혔을 때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공기가 선내 일부에 남아 있는 현상을 뜻한다.
밤 늦게 온 메시지들이 침몰 직전에 보낸 것이 뒤늦게 발신됐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초기 구조요청을 했었던 메시지가 뒤늦게 기지국 신호를 감지하고 발송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