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높고 심사도 까다로워…한국SC·씨티銀 등 월별 취급실적 급감
[아시아경제 이장현 기자] 외국계은행의 올 초 서민상품 취급실적이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계은행의 점포ㆍ조직 효율화 행보에 서민금융이 가장 먼저 된서리를 맞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표적인 서민대출 상품인 새희망홀씨 대출 취급실적 가운데 외국계은행의 월별 취급액은 국내은행 대비 낮은 수준이었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1월에 13억원, 2월에 15억원, 3월은 14억원 을 대출했는데 이는 시중은행 중 최저수준으로 부산ㆍ대구ㆍ광주은행보다도 적었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해 12월 277억원을 대출했으나 올해 1월에 72억원, 2월에 57억원, 3월은 62억원으로 급감했다. 씨티은행은 "목표치(월 50억원)를 초과 달성했다"고 해명했지만 연말에만 서민지원에 반짝 공을 들인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외국계은행은 대출금리도 가장 높았다. 올해 2월 기준 새희망홀씨 금리는 한국SC은행이 11.2%, 씨티은행이 10.2%로 모든 은행 통틀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두 은행을 제외한 14개 시중은행의 평균금리는 8%대다. 기업은행이 6.8%, 외환은행이 7.7%로 가장 낮아 외국계은행과 4%포인트 이상 차이가 났다.
대출심사도 더 깐깐했다. 한 대출중개업 관계자는 "새희망홀씨 대출 승인 거절률이 평균 37%대지만 외국계 은행은 국내은행보다 5%포인트 정도 더 높다"고 지적했다. 외국계은행에 새희망홀씨 대출 신청을 하면 10명 중 4명은 거부된다는 뜻이다.
외국계은행의 소극적 서민금융은 매년 금융당국의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해 12월 금융감독원은 16개 은행의 서민금융 활동 지원 평가에서 한국씨티은행에 대해 가장 낮은 5등급을 부여했다. 2년 연속 5등급은 씨티은행이 유일했다.
얼마 전 외국계은행은 저신용층에 대한 가산금리를 가장 많이 올린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기도 했다. 최근 1년간 주택담보대출(분할상환방식) 가산금리 상승률을 비교한 결과 씨티은행은 저신용자에게 1.09%포인트 올렸고 한국SC은행은 0.52%포인트를 올려받았다. 시중은행 중 최고 수준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내서 높은 배당이익을 챙겨가는 외국계은행이 매년 서민금융에는 소극적이었다"며 "부유층 대상 영업에만 치중하지 말고 공익적 목표 수행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장현 기자 insi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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