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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답]이주열 "물가압력, 안정해치면 선제 금리인상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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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이장현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0일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뒤 "현재의 경제회복 속도는 잠재성장률 수준에 부합한다"면서도 "GDP 갭을 고려하면, 적정성장의 규모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더불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2.5~3.5%) 범위 내에서 유지되도록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가겠다"면서도 "범위 자체를 변경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을 함께 발표했다. 올해와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4.0%, 4.2%로 각각 0.2%포인트씩 상향조정했다. 이 총재는 "성장세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새로운 국제기준 적용에 따라 성장률 전망치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연평균 소비자물가 수준은 2.1%로 1월 전망 당시보다 0.2%포인트 내려잡았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문답.

[문답]이주열 "물가압력, 안정해치면 선제 금리인상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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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금통위 데뷔 소감은.
"(부총재 시절)오랫동안 금통위 맴버였다. 전에는 제 의견을 주로 말씀드릴 위치였는데, 의장으로서는 금통위에서 나오는 의견을 종합해 잘 대변해야겠다고 생각한다."


- 현재의 경기 회복 속도는 빠른가 느린가.


"올해 성장률을 4.0%로 예상했다. 잠재성장률을 3%대 후반으로 보면, 그에 부합하는 속도다. 단 규모면에선 적정 성장 규모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GDP갭이 마이너스임을 고려하면, 성장이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 소비자 물가가 물가안정목표 범위 내에서 유지되도록 통화정책을 펴겠다고 했다. 금리 외에 범위의 하단을 조정할 수도 있다는 의미인가.
"우리가 정한 목표는 중기계획이다. 일시적으로 밴드를 벗어났다고 목표 수준을 조정하거나 통화정책으로 대응하는 건 맞지 않다."


- 소비자 물가가 상당히 오랜기간 물가안정목표의 하단을 밑돌았다. 어떻게 보나.
"소비자 물가가 1년 정도 물가안정목표의 하한선을 밑돌고 있다. 상당히 일회적인 공급측 요인에서 비롯된 일이다. 이런 일회적 요인이 해소되는 시점에는 과거의 흐름을 회복할 것으로 본다. 하반기 물가는 2%중반으로 오를 것이라 생각한다. 목표를 벗어났다고 금리로 대응하면 경기의 진폭이 너무 커질 우려가 있고, 물가안정목표제의 신뢰성 문제도 생긴다. 물가안정목표제는 중기적 흐름을 중시한다."


- 실질금리의 상승폭이 높게 유지되고 있다. 환율이 급락해 이 폭이 더 확대될 가능성 있어 보인다.
"명목금리에는 큰 변동이 없는데 물가상승률 낮다보니 실질금리 커진 건 사실이다. 하지만 실질금리 수준이 과거와 비교해 소비나 투자에 영향을 줄 정도로 높은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


- 체감경기가 좋지 않다. 어떻게 평가하나.
"체감경기 부진은 인정한다. 체감경기를 느끼는 주된 지표는 고용과 임금이다. 고용사정이 많이 좋아지고 있지만, 주로 (저임금)서비스업이나 장년층에 몰려있고,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따른 임시직이 늘어났다. 그래서 고용지표와 달리 체감경기는 거기에 못미친다고 생각한다. 임금상승률도 높다고 할 수 없다. 고용과 임금이 경제주체들이 느끼기엔 많이 미흡하다고 본다.


하지만 앞으로 경제 회복세가 지속되고 다른 부분으로 확산되면, 고용이나 임금쪽으로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더불어 물가안정도 체감경기에 중요한 부분인데 지금은 물가 안정돼 있어 긍정적으로 본다."


- 저금리가 지속돼 한계기업의 구조조정이 지연된다는 지적이 전월 금통위에서 나왔다. 그렇다고 금리를 정상화하면 구조조정 속에 체감경기가 나빠지지 않을까.
"저금리가 지속되면 한계기업의 구조조정이 지속된다는 건 원론적으로 맞다. 하지만 금리를 조정할 때 는 거시적인 흐름을 본다. 성장과 물가의 흐름을 보고 금리 정책을 결정한다. 물론 가계부채나 한계기업의 생존 등 부문적 위험 요인은 고려한다. 그래도 금리를 결정할 땐 경제성장과 물가 등 거시적인 상황을 우선 보고, 나머지는 다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 최근 원·달러 환율 급락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요즘 원·달러 환율의 변동폭이 큰 걸 알고있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상당히 크고 국제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이 완화되면서 유출됐던 증권자금이 유입돼서다. 환율은 기본적으로 시장에서 결정되는 게 맞지만, 변동성이 너무 커져서 쏠림현상이 나타나면 시장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변동성 확대에 따른 쏠림현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 인사청문회에서 통화정책 운용수단 확충을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수단을 검토 중인가.
"그 발언은 국내외 경제환경의 변화 속에서 중앙은행의 역할이 달라져야한다는 논의가 활발하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나왔다. 현재 우리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물가안정이다.


그런데 (한은에 대한)일반의 요구는 물가안정뿐 아니라 성장도 고려하고, 금융안정도 고려해야 한다는 쪽으로 확대되고 있다. 또 많은 나라에서 중앙은행이 그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만약 중앙은행에 물가안정 외에 다른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면, 현재의 통화정책만으로 그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지 그걸 점검해야겠다는 취지였다. 먼저 중앙은행의 역할이 정립되면 그에 합당한 수단도 자연히 논의될 것으로 본다."


- 원화 강세는 추세인가, 일시적인 현상인가. 기업 상당수가 원·달러 환율 하한선을 1050원으로 보고 경영계획을 세웠는데 수정할 필요가 있겠나.
"현재 원화 환율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것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쏠림현상이 심화된다는 건 시장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럴 경우 시장안정을 위해 노력하겠다."


- 언제쯤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보나.
"물가안정과 성장을 살피면서 통화 완화 기조가 오래 지속될 경우 발생할 지 모를 대외불균형 누적에 유념하며 통화정책을 펴겠다. 금리 인상은 GDP 갭이 줄고, 수요 부문에 물가 상승압력 생겨 물가안정을 저해할 상황에 가까워지면,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논의하겠다."


- 정부는 가계부채 문제에 대한 우려때문에 금리 인상을 막으려는 입장 아닌가.
"가계부채 문제에서 우리가 가장 중시하는 건 혹시 가계부실이 대규모로 부실화해 금융시스템 위기로 가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하지만 현단계로 봐선 그 정도로 가지는 않을 것이다. 가계부채를 가진 사람들이 주로 소득 상위권인 4~5분위에 몰려있고,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등을 규제해왔기 때문에 대규모 부실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단 가계부채가 소비 여력을 제한해 성장세를 제약할 우려가 있고, 나중에 금리 정상화 하게 된다면 그때 취약계층의 가계부채 상환부담이 커질텐데 그 문제는 그 때 대처하겠다. 또 가계부채의 구성이 질적인 측면에서 종전보다는 나빠졌다고 보는데 가계부채의 절대규모를 줄이는 건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또 다른 부작용이 많을 것이다.


따라서 가계부채 증가율을 총량면에서 소득증가율 이내로 묶는게 중요하다. 또 소비 제약을 완화시키는 쪽으로 접근해야 한다. 취약계층의 상환부담이 증대되는 문제는 통화정책으로 풀 건 아니고, 사회안전망으로 접근할 문제이지만, 정부와 한은이 협조해 완화시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


-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데.
"중국 경제의 흐름을 면밀히 보겠다. 그림자 금융이나 지방정부 공기업의 부채 등 취약점은 이미 많이 드러나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중국 정부의 위기관리가 상당히 잘 이뤄졌다. 지난번에도 중국 경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니 중국 정부가 바로 부양책을 써 효과가 있었다."


- 정부와의 정책 공조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
"최근 현오석 경제부총리의 방문은 순수한 의미의 축하 인사로 받아들이고 있다. 중앙은행과 정부는 거시경제정책을 담당하는 두 축이다.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은 정책 효율성이 오르도록 큰 틀에서 어느 정도 조화를 이룰 필요가 있다. 현 부총리가 방문한 날에도 각자의 정책과 기능, 고유의 역할을 존중하고 그 바탕위에 거시정책이 조화를 이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공유했다. 이를 위해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은 공유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경제 인식에 대한 갭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박연미 기자 ch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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