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꿈의 메이저' 마스터스.
선수들은 출전 자체를 영광으로 생각하고, 골프마니아들은 관전을 '버킷리스트'로 꼽는 무대다. 당연히 아무나 나갈 수 없고, 아무나 볼 수 없다. 선수들은 적어도 세계랭킹 50위 이내에는 진입해야 출전이 가능하다. 4만명의 패트론도 마찬가지다. 1972년에 이미 마감됐다. 패트론이 아니라면 암표를 구해야 한다. 그렇다면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에서 마스터스를 관전할 수 있는 최고의 명당은 어디일까.
수많은 인파에 치이다 보면 관전 자체가 쉽지 않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가 소개한 비법이다. 패트론 입장시간은 7시, 하지만 1시간30분 전에는 도착해야 한다. 문이 열리자마자 1번홀 티잉그라운드까지 빠른 걸음으로 걸어간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난 페어웨이를 가로질러 왼쪽으로 한번 꺾으면 9번홀, 바로 우승자가 가려질 18번홀 그린이 가장 잘 보이는 명당이다. 그린 주변에 앉으면 끝이다. 이렇게 하기까지 딱 2분 정도 소요된다.
물론 티켓이 있을 때의 이야기다. 해마다 골프장으로 들어서는 입구인 워싱턴로드에는 '티켓 구함'이라는 팻말을 든, 속칭 '삐끼'들이 줄지어 도열해 있다. 지난해 암시장 가격은 무려 1만 달러(1054만원)까지 호가했다. 9번 게이트 밖에서는 대회장을 미리 떠나는 패트론이 직접 티켓을 팔기도 한다. 최하 50달러(연습라운드)에서 2000달러 이상이다. 올해는 세계랭킹 1위 타이거 우즈(미국)의 불참으로 암표값이 많이 떨어졌다는 소식이다.
코스 안 음식가격은 생각보다 비싸지 않다. 모든 종류의 샌드위치와 맥주를 10달러 안쪽으로 살 수 있다. 물과 스낵류는 1달러, 치킨샌드위치 1.5달러, 클럽샌드위치와 맥주, 감자칩은 6.5달러 정도다. 거의 10년 전 가격 그대로다. 공식적으로 사진촬영 허가를 받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카메라를 꺼낼 수 없다. 만약 찍는 모습을 들켰다면 지워달라는 요청을 받게 된다.
코스 안에 레이디 티가 없다는 것도 재미있다. 오거스타내셔널은 그동안 철저하게 백인 남성 우월주의 정책을 고수한 곳이다. 2012년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과 여성사업가 달라 무어가 첫 여성회원으로 입회했지만 여성용 티잉그라운드는 존재하지 않는다. 토너먼트용 티와 회원용 티, 딱 두 구역뿐이다. 남녀노소 누구든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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