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서울 여의도 벚꽃 축제거리에서 군인복장을 한 사람들이 구걸 장애인을 단속하고 있는 사진이 지난 6일 트위터에 올라온 이후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당시 이 장면을 본 한 시민이 사진을 찍어 박원순 서울시장의 트위터에 올리고 "오늘 윤중로에서 군복을 입은 노인들이 구걸을 하던 장애인을 단속한다며 돈통을 들고 갔습니다. 장애인은 두 팔로 힘겹게 뒤쫓고. 그들에겐 단속의 권한이 없을 뿐더러 인권유린 문제입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에 박 시장은 "진상파악 요망"이라는 답글을 달았다.
11일 영등포구청에 따르면 이들은 '어르신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구가 고용한 고엽제 해병대전우회 12명이며 벚꽃축제가 시작된 지난 3일부터 여의서로에서 행상 단속활동을 벌였다.
구청 관계자는 "축제기간에 여의서로 반경 2.7km 이내 영리를 목적으로 한 어떠한 행위도 못하게 돼 있어 해병대전우회 회원들이 단속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속과정에 일체 몸에 손을 대서는 안되기 때문에 돈통을 옮겨준 것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나 '군인복장'을 한 채 단속활동을 벌이는 것이 시민들이나 단속을 받는 이들에게 위압감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사진을 본 한 네티즌은 "저 노인들 군복은 무엇입니까? 나라가 온통 군대화되어 가는군요"라는 댓글을 달았다. 또다른 네티즌은 "군인이 아닌 자가 군복을 입고 다니는 것은 처벌대상입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 외 "우리나라가 군사정권인가", "우리는 그런 시대에 살고 있군요"라는 댓글도 있었다.
구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복을 입은 채 봉사활동을 할 수는 없고 해병대전우회인 만큼 단체복을 입다 보니 군복을 입게 된 것"이라며 "단속과정에 어떠한 강압행위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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