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한 의사결정 위해 팀에서 셀로 세분화..웹툰 등 모바일 서비스 글로벌 진출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네이버가 셀 단위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존의 팀보다 작은 조직으로 나눠 의사 결정을 신속하게 하겠다는 의도다. 동시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모바일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포화 상태인 국내 포털 시장에서 글로벌 모바일로 무게 중심을 옮기는 네이버가 '제2의 라인 찾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2일자로 서비스 제 1, 2 본부 아래 팀을 폐지하고 셀 단위를 신설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개편 대상은 웹툰ㆍ웹소설, 동영상, 사전, 클라우드를 포함해 모바일 환경을 바탕으로 글로벌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 6개 분야다.
셀 조직은 기획ㆍ개발ㆍ디자인 등 기능별로 흩어져 있던 인력을 한데 모은 것이 특징이다. 모바일 서비스에 회사 자원을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2011년 회사 핵심 인력들을 한 데 모아 라인을 개발을 주도했던 이 의장의 두번째 글로벌 실험인 셈이다.
네이버는 셀 신설로 보다 빠른 의사결정체계를 갖추고 실행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최하위 조직인 팀에서 실ㆍ랩으로, 센터에서 본부로 이뤄지는 조직 구성을 간소화하고, 모바일 환경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체질개선을 이룬 것이다.
김상헌 대표는 "관리 중심의 조직 구조에서는 일의 속도가 떨어졌다"며 "처음부터 끝까지 주도적ㆍ완결적으로 일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개편 이유를 밝혔다.
이번 개편은 주 수익원인 온라인광고 매출 정체와 내수 시장 한계 속에서 해외서 활로를 찾겠다는 결단으로 풀이된다. 네이버의 주 수익원인 디스플레이 광고 매출은 지난해 3235억원으로 전년보다 7% 감소했다.
라인도 글로벌 다운로드 4억명을 돌파하며 저력이 입증됐지만, 수익성 저해로 고민이 크다. 지난해 네이버가 라인의 광고선전비에 집행한 비용은 2472억원으로, 전체 라인 매출(4542억원)의 절반 이상을 해외 마케팅에 쓰고 있는 상황이다.
네이버는 웹툰ㆍ사전 등을 글로벌과 모바일 환경에 맞는 개척 분야로 보고 자원을 집중할 계획이다. 올 하반기 중으로 인기 웹툰을 영어ㆍ중국어로 번역해 모바일로 서비스하는 '라인 웹툰'을 출시할 예정이다. 한국어 사전을 만들어서 한류 열풍이 거센 동남아에서 서비스하는 방안도 내부적으로 고민 중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센터나 실ㆍ랩에 속하지 않은 본부 직속 조직인 셀을 신설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시도하고,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시장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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