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동부그룹이 5개월째 핵심 자산 매각을 주저하는 등 자구계획 이행을 지연하면서 채권단이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4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관계자는 "동부그룹이 자산매각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시각은 분명이 있다"면서 "자기가 키운 회사를 팔아야 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하나를 살리기 위해서는 하나를 버려야 함에도 못하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앞서 산업은행은 신속한 매각을 위해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을 패키지로 묶어 포스코에 매각 제안을 한 바 있다. 현재 포스코는 이를 받아들이고 실사를 하고 있다. 그러나 동부그룹측에서 다른 매수자들이 많다며 제한경쟁 입찰방식을 통해 매각을 해야 한다며 버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 관계자는 "동부제철 인천공장을 사겠다는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중국 제철소들이 거론되고 있는데 우리가 파악하기로는 이들 기업이 매각 의사가 없는 것으로 확인이 됐다"며 "있다고 해도 다른 채권단의 우려처럼 실사 과정에서 기밀 자료만 빼가고 빠지는 등 매각만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현대, 한진그룹의 경우에는 경영권에서 손일 뗀다거나 매각을 전향적으로 진행하는 반면 동부는 매각할 기업에 풀옵션을 다 거는 등 사는 사람 입장에서 껄끄러운 조항들을 걸어놓고 있다"며 "다 쥐고 있으려 하니까 구조조정이 지연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는 금융시장 안정을 저해하는 것"이라며 "모든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동부그룹은 지난해 11월 3조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내놓으면서 2015년까지 재무구조개선 약정 체결대상에서 벗어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계열사인 동부하이텍, 동부메탈,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당진항만, 동부발전당진 지분,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동부팜한농 유휴부지 등을 매각하기로 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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