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유럽 주요국 증시가 혼조세로 장을 마쳤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 동결에도 불구, 직후 진행된 간담회에서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QE 및 금리인하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투자자들의 심리가 흔들린 여파다.
3일(현지시간) 영국 FTSE 100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15%(9.90포인트) 하락한 6649.14를 기록했다. 프랑스 CAC40 지수와 독일 DAX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각각 0.42%(18.47포인트), 0.06%(5.46포인트) 상승한 4449.33, 9628.82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ECB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본부에서 24명의 멤버들이 참석한 가운데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0.25%로 동결키로 했다. ECB는 앞서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0.5%에서 0.25%로 인하한 후 현재까지 동결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금리 동결 결정은 블룸버그뉴스 사전 조사에서 57명 중 54명의 이코노미스트들이 예견한 결과다. 나머지 3명은 금리인하를 예상했다. ECB는 예금이율도 0.75%로 동결 조치했다.
ECB의 이번 조치는 통화정책회의 정책입안자들이 유로존 경제가 점진적 회복 기조를 보이고 있지만, 실업률은 사상 최고치를 보이는 등 지표가 다소 엇갈리는 점을 감안해 신중한 선택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리차드 바웰 스코틀랜드로얄뱅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널리 알릴 수 있는 (자신의) 권한을 명백한 비둘기파 메시지로 알렸다"고 평가했다.
금리동결 조치에 불구, 드라기 ECB 총재의 입에선 QE 및 금리인하 가능성이 흘러나왔다. 드라기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회의 직후 가진 간담회를 통해 "위원회는 QE에 대해 토론했고, QE는 하나의 사용가능한 도구"라고 발언했다. 그는 "ECB는 또 기준금리 인하와 예금이율 인하도 함께 논의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ECB는 재정정책 방법들은 반드시 성장 친화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로존의 실업률은 안정적이고,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은 4월에 다소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드라기 총재는 낮은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될 경우 위험성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장기간 낮게 형성될 경우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영국의 지난달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9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런던 소재 마킷이코노믹스는 지난달 영국 서비스업 PMI가 전월 대비 0.6포인트 하락한 57.6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6월 이후 가장 낮은 기록이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을, 50 미만이면 경기 위축을 뜻한다.
마킷이코노믹스는 "전월과 비교한 신규 투자는 비슷했지만, 고용 증가 속도 둔화가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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