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서연 기자]엄브렐러 펀드가 부진한 수익률을 보이며 자금이 점점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 원인으로 개인투자자들이 높은 수익률을 얻기 위해서는 시장에 대한 이해도와 다양한 정보가 있어야하나 이를 제때 파악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엄브렐러 펀드란 모(母)펀드에 투자하는 자(子)펀드들을 옮겨 다니며 자산관리를 할 수 있는 전환형 펀드를 말한다. 우산살처럼 하나의 펀드 아래에 유형이 다른 여러 개의 하위펀드가 있다는 의미에서 붙은 이름이다.
시장이 요동칠 때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여기저기 펀드를 갈아타야하는데 수수료 때문에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엄브렐러펀드는 환매수수료가 없어 자유롭게 리스크를 피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95개의 엄브렐러 펀드의 평균 수익률을 살펴보면 연초이후 -1.67%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2년과 3년 수익률도 각각 -0.72%와 -6.31%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개별 펀드로는 신흥아시아주식에 투자하는 한화차이나H스피드업1.5배증권자투자신탁(주식-파생형)종류A-u2와 신한BNPP봉쥬르차이나증권투자신탁 2[주식](종류A-u)가 각각 -9.72%와 -8.17%로 가장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오히려 단기 금융상품에만 투자하기 때문에 수익률이 낮은 펀드인 MMF의 연초이후 평균수익률인 0.60% 보다도 낮다. 3년 수익률은 9.04%로 그때그때의 상황에 맞춰 자산을 변경할 필요 없이 한 우물만 파는 것이 수익률 측면에서는 이득이라는 것이다.
수익률이 저조한 탓인지 설정액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MMF의 설정액은 연초이후 6조8714억원 증가했으나 엄브렐러 펀드의 경우는 연초이후 909억원이 빠져나가 설정액이 줄었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차이나, 브릭스, 러시아 등에 투자되는 상품들이 대부분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다"며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키운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오 연구원은 "연초이후 크림반도, 아르헨티나 통화위기, 신흥국 통화 약세와 옐런 총재 취임 이후 기준금리 인상시기 등으로 신흥시장이 불안했던 측면이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황윤아 제로인 펀드연구원도 "펀드자금이 빠지는 것은 많은 펀드의 공통적 현상"이라며 "다만 엄브렐러펀드가 뛰어난 성과로 자금을 끌어 모으는 경우는 드물다"고 지적했다.
황 연구원은 이는 "투자자가 적시에 이동하는 결정을 내리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판매사의 관리자가 도와주면 좋으나 추가수입이 발생하지 않는 부분이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근 출시된 소득공제장기펀드(소장펀드)도 납입액의 40% 이상을 주식에 투자해 원금손실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있다. 그러나 소장펀드에도 전환형이 있어 주식형, 채권형, 채권혼합형 등 하위펀드 간 자유롭게 전환이 가능하다.
한 자산운용팀 관계자는 "소장펀드의 경우 전환형으로 가입시 일반형과 달리 별도의 상품 가입이나 세제혜택의 감소 없이 시장 상황에 따라 펀드 타입을 바꾸기만 하면 된다"며 "수익률보다는 편리성의 측면의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서연 기자 christine8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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