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KDB산업은행이 올해 안에 정책금융공사와의 통합을 완료해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지난해 1조4000억원에 달하는 당기순손실은 올해 6300억원대의 순이익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시장형 정책금융기관' 역할 강화를 통해 2018년까지 당기순이익 1조원대를 유지하겠다는 중장기 계획도 밝혔다.
산업은행은 1일 창립 60주년을 맞아 이런 내용을 담은 '비전 및 중장기 발전전략'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정부의 정책금융기관 역할 재정립 방안을 계기로 산은이 정책금융기관으로 복귀한 데 따른 새로운 발전전략이다.
산은은 우선 새로운 비전을 '대한민국 발전의 금융엔진, 글로벌 KDB'로 정했다. 여기에는 향후 산은이 추진하고자 하는 방향이 모두 담겨있다. '대한민국 발전'은 대표 정책금융기관으로서 국가경제 성장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다짐이, '금융엔진'은 기업·투자금융 역량을 발휘해 금융산업 선전화를 선도하겠다는 계획이 녹아있다. 레드오션화된 국내 금융시장을 탈피해 세계 시장 진출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은 '글로벌'로 점철됐다.
정책금융기관으로 회귀했지만 시장친화적인 방향성을 잃지 않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산은은 공공성과 리스크가 높아 민간금융에서는 수행하기 어려운 분야에 분야를 지원하면서도 취약한 정부 재정을 감안해 자체 수익과 산업금융채권(산금채) 등 시장조달을 활용하기로 했다.
단계별로는 우선 올해까지 정책금융공사와의 통합을 완료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지난해 대기업 구조조정의 여파로 대손충당금을 쌓느라 1조4474억원의 순손실을 낸데 대해 올해는 6304억원 당기순이익을 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대손비용도 지난해 2조2097억원에서 올해 7506억원으로 줄여나가기로 했다. 영업자산은 109조9000억원에서 114조4000억원으로, 중소·중견기업 자금공급은 23조8000억원에서 25조5000억원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올해 ▲창조경제 지원 ▲해외시장 개척 ▲시장안전판 기능 강화 ▲흑자경영기반 구축 ▲통일시대 준비 ▲경쟁력 있는 인재 양성을 중점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민간금융이 고위험 신규사업 지원에 소극적인 만큼 산은이 벤처, 신성장 사업 등 고위험 신규사업을 선도적으로 육성하고 창조경제 활성화를 위한 기술금융을 확대하기로 했다. 선제적 기업구조조정 지원과 금융소외영역 지원을 통해 시장안전판 기능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통일을 대한민국 경제 재도약의 계기로 활용할 수 있도록 단계별 북한 경제발전 지원 역할을 연구하고 통일금융 노하우 습득을 위해 해외기관과의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직원별로 핵심 업무지식을 개발하는 등 경쟁력 있는 인재양성에도 앞장서겠다는 계획이다.
이대현 기획관리부문 부행장은 "올해 이 같은 노력을 통해 오는 2016년까지 기업·투자금융 등 핵심역량을 강화하고 2018년까지 당기순이익 1조원대를 유지하겠다"며 "전세계에 현지법인과 지점 형태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늘려 2018년까지 해외 영업비중을 20% 이상 확대하는 등 글로벌 시장 경쟁력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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