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2차소송, 배심원 선정 시작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삼성-애플 '세기의 소송'이 2라운드를 시작했다. 애플이 사실상 구글을 겨냥하면서 '삼성-구글 대 애플' 구도로 1차 소송보다 판이 커졌다.
31일(현지시간) 루시 고 미국 캘리포니아북부 연방지방법원 새너제이지원 판사는 이날 원고 애플과 피고 삼성의 변호인단이 참석한 가운데 배심원 선정 작업을 시작했다. 2차 소송에서 구글과의 전면 대결을 예고하고 나선 애플과, 공격을 과감히 줄이고 구글과 연합 방어에 나설 삼성은 이날 배심원 선정에서부터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애플의 전략은 '판 키우기'다. 1차 소송에서 사실상 승리하면서 자신감을 얻은 애플은 궁극적 공격 대상인 구글까지 무대 위로 올려 세워 안드로이드 진영 흔들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특허 침해를 주장하는 단어 자동 완성, 잠금 해제, 데이터 태핑, PC-스마트폰 데이터 동기화, 통합 검색 특허 등은 모두 안드로이드의 기본 기능에 해당한다. '안드로이드의 창시자' 앤디 루빈 구글 부사장을 비롯해 겐조 퐁 힝 구글 안드로이드 마케팅 책임자 등 구글 관계자들도 증인으로 신청했다. 이들에 대한 공격적인 주심문을 통해 안드로이드의 기본 기능이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주장 입증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내세웠다. 당초 2차 소송에 내세우려고 했던 5개의 특허 가운데 디지털 이미지 및 음성기록 전송과 원격 영상 전송 등 2개만 남겼다. 제외시킨 특허 3개 가운데 2개는 표준특허다. 표준특허를 앞세운 싸움은 미국 내에서 승산이 크지 않다는 걸 염두에 둔 결정으로 보인다. 구글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을 얻은 삼성전자는 히로시 로크하이머 구글 안드로이드 엔지니어링 부사장 등 구글 개발자들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삼성은 애플이 침해했다고 주장하는 5개 특허 가운데 4개가 이미 애플이 특허를 출원하기 전 구글에 의해 개발된 것을 입증하는 데 이들의 진술을 사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손해배상 금액은 애플이 20억달러(약 2조1380억원)를, 삼성전자는 2200만달러(235억원)를 각각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5개의 특허에 대해 스마트 기기 한 대당 40 달러의 로열티를 지급하라고 요구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의 '갤럭시S3', '갤럭시노트2' 등 대부분의 전략제품을 특허침해 대상 제품으로 지목했다. 삼성전자는 '아이폰5', '아이패드4', '아이패드 미니', '5세대 아이팟터치', '맥북 프로' 등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이날 양사는 배심원 선정에서부터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배심원 출신·성향 등의 작은 부분도 평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미국 법정에서 배심원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1차 소송 때 역시 삼성이 애플에 9억2900만달러(약 9900억원)를 배상하라는 1심 판결은 지난해 말 배심원 평결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고 판사는 이날 지역 주민 가운데 무작위로 선정된 배심원 후보들에게 "선입견 없이 법정에서 제시되는 증거만 가지고 공정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며 "어떤 전화기나 태블릿을 쓰는지 등에 관해서도 서로 얘기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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