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국내 주요 제약사들의 1분기 실적 기대가 커지고 있다. 개별 영업을 잘 하는 것은 물론 원외처방이 꾸준히 늘어나는 등 내수도 회복되는 분위기다. 의약품 수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올해 전체적으로 제약업체들 실적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3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은 지난 1분기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0억원 가까이 증가한 1300억원대 중반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 겨울 독감 환자 증가에 따른 타미플루 처방 증가와 신규 품목인 고혈압 치료제 텔미누보, 위염 치료제 유파시딘 등의 매출이 증가한 덕분이다.
특히 타미플루 효과로 인해 종근당은 지난 1월과 2월 국내 제약사 중 원외처방액 증가율 1위를 달성했다. 덕분에 1분기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녹십자도 올해 1분기 개별 매출액이 1800억원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0억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높은 매출액 증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영되고 있는 한국MSD 코프로모션 제품인 조스타박스(zostavax)의 신규 매출과 독감백신 수출 확대 영향 등에 힙입어서다.
조스타박스는 세계 유일의 대상포진 백신으로 국내에서 대상포진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 힘입어 매출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한양행 역시 1분기 실적이 기대되는 제약사 중 하나다. 유한양행은 1분기 2500억원 내외의 매출이 예상된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4% 가량 증가한 수치다.
이같은 매출성장은 트윈스타와 트라젠타, 비리어드 등 전문의약품들의 높은 판매 성장 때문이다. 이와 함께 수익성이 좋은 원료수출도 증가하며 실적 개선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약품과 동아에스티의 경우 수출성장이 실적을 견인할 전망이다. 한미약품의 1분기 매출액은 1500억원대로 지난해 동기 대비 16%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등지로 수출 물량이 꾸준히 증가하며 실적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지난 1월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결핵치료제 국제입찰 사업부문 1순위 공급자로 선정됐다. 입찰공급액이 지난해 1600만달러에서 올해 3300만달러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상반기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국내 주요 제약사들의 올해 실적이 지난해에 비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것은 제약사들의 개별 영업활동이 효과를 내고 있는 한편 내수 회복으로 원외처방이 증가한 덕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달 원외처방 조제액은 753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7% 증가했다. 약업경기 지표로 쓰이는 원외처방 조제액은 지난 12월부터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전년 대비 증가세를 보이며 내수 회복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는 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 강도가 약해지는 데다가 업체들의 해외 제약회사들과의 제휴 노력 등 차별 전략도 강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의약품 수출도 늘어나 제약사들 실적에 큰 보탬이 될 전망된다. 개별 제약사들이 내수 시장 침체를 해외시장 개척으로 극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16억달러이던 2008년 의약품 수출 규모는 지난해 38억달러 규모로 118%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정책과 경기 침체 등 국내 제약시장에 악재가 여전히 존재한다”면서도 “해외 제약사들과의 코프로모션 확대와 수출 성장 등이 제약사들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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