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한국무역협회가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하는 '한국의 FTA 10주년 기념 컨퍼런스'가 3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우리나라의 최초의 FTA인 한-칠레 FTA 발효 1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자리로 경제·통상 분야의 국내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한덕수 무역협회 회장은 개회사에서 “한-칠레 FTA로 지난 10년간 양국 교역은 매년 16%씩 늘어나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룩했다”면서 “이러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우리나라는 미국, 유럽연합(EU), 동남아시아연합(ASEAN) 등 세계 3대 경제권과 모두 FTA를 체결했고, 앞으로도 동아시아 경제통합에서 한국이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1세션은 '한국의 FTA 10년 종합평가'를 주제로 안덕근 서울대 교수가 좌장을 맡았다. FTA 10년의 경제적 성과를 발표한 무역협회 박천일 실장은 한-칠레 FTA를 통해 교역 증대, 시장 점유율 확대, 교역 다변화, 관세 절감 효과가 확인됐다면서 FTA 효과를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FTA무역종합지원센터 김영환 단장은 업계의 노력과 정부 유관기관의 지원으로 우리 기업의 FTA 활용률이 늘고 있고 향후 FTA에 부합되도록 상거래 관행의 글로벌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FTA 수혜 품목으로 꼽히는 자동차 산업과 피해가 우려되던 농축산업 분야의 평가도 이뤄졌다. 산업연구원 조철 실장은 경제위기로 자동차 산업에서 가격경쟁력이 중요해지며 미국, EU 시장에서 FTA 효과가 극대화되었으나, 향후 수출 증대를 위해서는 국내 생산 능력을 늘리고 중소, 중견기업이 많은 자동차 부품 수출을 확대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농촌경제연구원 정민국 단장은 FTA 초기 관세 인하로 농축산물의 수입 증가는 제한적이었지만 이행 진전에 따라 농축산물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가시화 될 것이므로 국내보완대책의 실효성을 제고하고 수출 확대를 도모해야한다고 진단했다.
제2세션에서는 ‘한-중 FTA, TPP 등 세계통상환경 변화와 한국의 대응전략’이라는 주제로 산업연구원 김도훈 원장이 좌장을 맡았다. 아주대 김한성 교수는 RCEP의 원산지 규정을 한-중 및 한-중-일 FTA에도 반영해 우리 교역의 50% 정도가 동일한 특혜 원산지 규정의 적용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며 협상 방안을 제시했다.
TPP와 한국의 대응전략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정철 실장은 TPP 참여시 관세철폐 보다는 비관세 장벽 제거, 투자 효과, 통일 원산지 규정 적용의 이익,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의 효과를 감안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안덕근 서울대 교수는 향후 FTA 정책 방향과 관련, FTA 이행 체계를 재정비하는 가운데 FTA 범주를 확대해 서비스 시장 개방과 국내 규제개혁의 선순환 효과를 도모하는 등 혁신 작업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토론자로 나선 이화여대 최원목 교수는 FTA 실익을 제대로 향유하기 위해 국내산업에 대한 피해를 우려해서는 안되며, 오히려 국내 생산 부문과 자원 배분의 효율화, 소비자 이익 발생이라는 효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서울대 임정빈 교수는 한-중 FTA, 올해 쌀관세화 전환 등 전면적인 농산물 시장개방에 대비하여 국가 농정비전과 목표에 부합하는 포괄형 농가소득 및 경영안정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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