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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의 러브라인, 中 끊고 印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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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석유ㆍ가스전 낙찰 중국 업체 전무, 인도는 4곳 선전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미얀마 정부가 지난달 26일 발표한 해상 석유ㆍ가스전 20개 블록 채굴권 낙찰 기업 리스트에는 흥미로운 대목이 몇 가지 보인다.


미국ㆍ영국ㆍ네덜란드ㆍ프랑스 등 세계 여러 나라의 에너지기업이 사업권을 딴 반면 중국 업체는 한 곳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멀리 호주에서도 우드사이드에너지가 영국 BG그룹 계열의 BG 아시아퍼시픽과 함께 낙찰받고 ROC오일과 탭오일이 컨소시엄을 형성해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에 비추어 미얀마와 이웃인 중국의 기업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중국 업체가 국제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는지, 응찰했지만 다 떨어졌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또 인도 업체는 오일인디아, 메르카토르 석유, 오일맥스에너지,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등 4곳이 선정됐다. 릴라이언스는 단독으로 근해 블록 두 군데를 따냈고, 다른 세 업체는 컨소시엄을 만들어 2개 근해 블록 채굴권을 받았다.


이번 국제입찰은 미얀마에서 중국과 인도의 위상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나타내는 사례다. 중국의 영향력은 약해지는 반면 인도는 미얀마와 가까워지고 있다.

미얀마의 러브라인, 中 끊고 印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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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세를 더 극적으로 보여주는 통계가 최근 발표됐다. 중국의 미얀마에 대한 직접투자가 급감했다. 지난해 4~12월 9개월 동안 중국의 대(對)미얀마 투자는 1800만달러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서도 투자가 거의 유입되지 않아, 3월 결산하는 2013 회계연도 금액은 2000만달러 안팎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닛케이 아시안 리뷰는 보도했다. 이는 이전 회계연도 4억달러의 20분의 1에 불과한 금액이다. 또 2010회계연도의 82억달러와 비교하면 1%도 채 안 된다.


과거 군사정권 시절 미얀마는 중국에 정치ㆍ경제적으로 밀착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경제제재로 미얀마를 압박하자 중국이 나서서 군사ㆍ경제 분야에서 도움을 줬다. 중국 기업들은 미얀마의 풍부한 자원을 개발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2011회계연도 미얀마 외국인직접투자(FDI) 가운데 중국이 90% 이상을 기여했다.


◆印-中 이익 교차하는 곳= 인도ㆍ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미얀마는 인도에나 중국에나 모두 경제적ㆍ지정학적으로 중요한 나라다. 미얀마는 군부가 오랜 기간 집권하는 동안 개발되지 않은 석유ㆍ가스 자원이 풍부하다. 인도는 이 자원을 활용하고자 하며, 미얀마를 통해 인도차이나 국가와 경제 교류를 확대해나가려고 한다.


중국 역시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미얀마를 필요로 한다. 중국은 원유와 천연가스의 80%를 미국 해군이 장악한 믈라카해협을 거쳐 수입한다. 에너지 수입 경로 중 믈라카해협의 비중을 낮추는 게 중국의 오랜 과제였다. 중국 정부가 2009년에 윈난(雲南)성에서 미얀마를 거쳐 인도양에 닿는 송유관과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착공한 이유다. 가스관은 지난해 7월부터 가동됐고 송유관은 오는 6월 개통될 예정이다.


인도는 미얀마의 경제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수송망 구축에 나섰다. 북동부지역과 미얀마 시트웨항(港)을 도로와 내륙 수로로 연결하는 '칼라단 프로젝트'에 2억1400만달러를 댔다. 양국은 내륙 수로를 오는 6월께 완공하고 시트웨 항만 공사는 연내에 마무리할 계획이다. 전체 수송망을 내년 말 개통한다는 일정에 따라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미얀마 마음은 인도로= 미얀마는 중국보다 인도와 가까워지고 있다. 인도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국가와 함께 연대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얀마에 손을 내밀고 있다. 미얀마는 아세안 10개국 가운데 인도가 국경을 맞댄 유일한 나라다.


민주화 이후 미얀마는 중국 일변도 외교관계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미얀마는 특히 중국에 휘둘리지 않고 균형을 잡으려면 인도와 우호관계를 형성해야 한다고 본다. 과거 미얀마가 중국의 속국이나 다름없었다는 인식과 함께 반(反)중국 정서가 확산되며 이런 외교전략 수정에 힘을 실어줬다.


미얀마의 러브라인, 中 끊고 印 잡는다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 사진=미얀마대통령실



미얀마는 중국이 벌인 사업에 잇따라 제동을 걸고 있다. 중국 기업이 미얀마에 갑자기 발길을 끊은 것은 미얀마의 매력이 줄어서가 아니라, 이처럼 미얀마가 중국을 배척하기 때문이다. 2011년 3월 취임한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은 그해 9월 이라와디강 미트소네 수력발전소 공사를 중지시켰다. 환경파괴가 우려된다는 이유를 들었다. 다른 중국 기업의 북부 미얀마 구리광산 사업도 지역 주민 반대에 막혀 2012년 중단됐다. 또 중국이 최근 자국과 미얀마를 연결하는 고속도로망 건설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제안했지만 미얀마가 사양했다.


미얀마는 반면 인도와의 프로젝트는 계속 추진하고 있다. 만모한 싱 인도 총리와 세인 대통령은 2012년 5월 정상회담에서 인도~미얀마~태국 고속도로 건설에 합의했다. 현재 인도는 인도 마니푸르주(州) 모레에서 미얀마 국경까지 고속도로화 공사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인도 입지 아직 미약해도= 미얀마에서 인도는 아직은 중국에 필적하지 못한다. 최근 미얀마 타임스에 게재된 기고에 따르면 인도가 미얀마에 투자한 누적 금액은 3억달러 가까이 된다. 이는 중국이 2010회계연도 한 해에 투자한 금액 82억달러에도 크게 미달한다.


'중국과 인도는 미얀마에서 공존할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기고는 미얀마에서 최근 역사와 군사적 지원 등을 고려할 때 중국이 미얀마에서 인도에 비해 계속 우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인도는 중기적으로도 미얀마에서 중국의 상대가 되지 못할지라도 미얀마와 중국 사이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는 있다고 분석했다.


미얀마가 마음을 돌리지 않자 중국이 애를 태우고 있다. 최근 중국 관영 영어매체 글로벌타임스는 북부 미얀마에서 벌어진 미트소네댐 건설 취소를 주장하는 시위를 예로 들며 중국 기업이 달라진 미얀마에 적응해야 한다는 기고를 실었다.


윈난대학 비쉬홍 교수는 이 기고에서 국제관계와 미얀마 내부 요인으로 인해 미얀마에서 중국 기업의 입지가 불리해졌다고 분석했다. 서방국가에서 경제제재를 풀면서 자원 부국 미얀마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미얀마로선 중국만 바라보지 않아도 되게 됐다. 또 시민사회가 성장하고 여기에 파퓰리즘이 가세해 정치적인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그는 "미얀마인들은 중국 기업이 과거 군부와 결탁해 이권사업을 챙겼다는 인상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 교수는 미얀마의 반 중국 정서엔 중국 기업의 책임도 크다고 비판했다. 그는 중국 기업이 미얀마 대중과 소통하는 데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전략은= 최근 닛케이 아시안 리뷰는 미얀마에 대한 직접투자 증가율에서 한국이 가장 앞섰다고 전했다.


닛케이 아시안 리뷰는 한국은 지난해 4~12월 9개월 동안 이전 회계연도 전체 기간보다 17배로 투자 규모를 늘렸다고 보도했다. 한국은 미얀마에서 주로 섬유산업을 벌이고 있다. EU가 지난해 미얀마에 대한 경제제재를 완화하면서 미얀마의 EU에 대한 수출이 급증하고 있다.


인도는 아직 멀리 있는 가운데 중국이 빠진 미얀마에서 한국이 입지를 더 넓힐 수 있지 않을까.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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