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10곳 청약접수에 1~3순위 총 4만5000여명 접수
"규제 지속 완화해야 기존 주택시장 정상화와 임대차 시장 안정"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봄을 맞은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연타석 홈런이 나오고 있다. 이번주 청약접수를 받은 10곳의 아파트단지에서 1~3순위에 약 4만5000명이 몰려들며 연달아 청약을 마감했다. 임대소득 과세 방침을 발표한 '2·26대책' 이후 관망세를 보이고 있는 기존 매매시장과 달리 '투트랙' 행보를 지속할지 주목된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4~27일 진행된 전국 10개 아파트 단지 청약접수 결과 4096가구(특별공급 등 제외)를 모집하는 1~3순위에 총 4만4687명이 접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부 단지는 순위 내에서 청약을 마감하진 못했지만 남아 있는 가구 수가 적어 선착순 분양에서 조기에 분양이 끝날 전망이다.
분양 열기가 가장 뜨거웠던 곳은 대구였다. 지난 25일 화성산업이 대구 북구 침산동에 분양한 '침산 화성파크드림'은 청약 1순위에서 38.48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하며 청약 대박을 터트렸다. 특히 142가구를 분양한 전용면적 84㎡B형은 1순위 당해지역에서만 무려 1만73명이 접수해 70.94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중흥건설이 27일 광주전남혁신도시 B15블록에 선보인 '중흥S클래스 센트럴'도 334가구에 3998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12대 1로 청약을 마무리했다. 가장 인기 있는 주택형은 전용 85㎡A였다. 103가구 모집에 당해 지역 710명, 기타 지역 2188명 등 총 2898명이 신청해 28.1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강릉에선 2018년 개최되는 평창동계올림픽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고 있다. 우미건설이 강릉 유천지구에 공급한 우미린 아파트는 651가구 모집에 923명이 접수해 3순위서 청약을 끝냈다. 강릉에서 아파트 청약이 순위 내 마감되는 경우는 상당히 드물어 남아 있는 분양물량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26대책'의 직격탄을 맞은 수도권에서도 신규 분양시장에 대한 관심은 높았다. 코오롱글로벌이 서울 성북구 돈암동에서 분양한 '돈암 코오롱하늘채' 청약접수에서 250가구 모집에 448명이 접수해 평균 1.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 강북의 비역세권 단지임에도 3순위에서 사람들이 몰렸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공급이 이뤄져 분양성적에 대한 우려가 높았던 동탄2신도시는 여전히 건재했다. 경남기업이 27일 동탄2신도시 A101블록에 분양한 '경남아너스빌'은 231가구 모집에 757명이 접수하며 1순위에서 마감됐다.
순위 내에서 청약을 마감하지 못한 일부 단지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남아 있는 가구 수가 많지 않아서다. 한국토지신탁이 울산에 선보인 '울산 번영로 코아루'(293가구)는 전용면적 81㎡ 9가구만 남아 있다. 한신공영의 '창원 한신휴플러스 오션파크'도 일반분양한 304가구 가운데 23가구만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살아난 분양시장 온기가 전국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나아가 주택거래 시장을 정상화하고 전·월세 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해선 남아 있는 규제들을 신속히 손봐야 한다는 지적도 동시에 나온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지적 개발 호재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실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에 나서면서 분양시장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 같은 분위기가 재고주택으로 옮겨갈 수 있도록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폐지 등 법안처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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