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골프회원권은 이제 고위공직자 필수품?"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28일 공개한 고위공직자 1868명의 재산내용을 보면 이제 '골프회원권'은 고위공직자들의 '필수품'이 됐다. 이밖에 금ㆍ보석 등도 일반화되는 추세며, 유물과 태양광시설, 특허권ㆍ출판권 등의 이색 재산도 눈에 띈다.
예전에는 잘 눈에 띄지 않던 골프ㆍ헬스 등 수천~수억원대 각종 회원권을 이제 주요 공직자들 상당수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홍원 국무총리,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이헌수 국가정보원 기조실장,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양승태 대법원장, 김수남 서울중앙지검 검사장 등 주요 공직자가 수천만∼수억원대 회원권을 신고했다.
보석이나 그림, 서예, 조각, 오래된 악기 등 특이한 재산을 신고한 이들도 많았다. 주형환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김영옥 한국국제협력단 이사장, 조길우 부산 동래구청장 등은 다이아몬드를 신고했고 최용덕 인천 시의원은 금만 7500g(4억3730만원 상당)을 신고해 눈길을 끌었다. 김능진 독립기념관장은 김옥균이 1882년 쓴 서예작품, 김영호 감사원 사무총장은 1700년대 그려진 민화, 위성락 주러시아 대사는 시인 서정주와 화백 김상학이 1986년 그린 시화를 신고했다. 박동훈 청와대 행정자치비서관, 서중석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 양창수 대법관, 김찬수 대구고등법원 부장판사도 동양화와 서양화를 가졌다. 주광덕 청와대 정무비서관과 오연천 서울대 총장은 각각 1930년대와 1690년대 제작된 비올라와 첼로를 신고했다.
저작권ㆍ특허권 등을 재산으로 신고한 이들도 많았다. 유민봉 국정기획수석비서관, 남궁근 서울과학기술대학 총장,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백승엽 경찰청 보안국장, 박원순 서울시장이 모두 저작재산권을 등록했다. 허경태 산림청 녹색사업단장은 댐 건설 등과 관련한 특허권 23개, 의장권 26개를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유천호 인천 강화군수는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도자기 60점, 신라시대 석탑, 고려시대 청동금고, 금동좌불을 신고해 눈길을 끌었다. 유물 가치를 모두 합하면 10억원이 넘는다.
장광수 한국정보화진흥원장은 1980년대 발행한 우표 600만원어치를 신고했다.지방의회에는 덤프트럭과 굴삭기 등 중장비를 억단위로 가진 사람도 많았다.
이외에 1988년식 포니 자동차(18만원)를 신고한 유환준 세종시의장, 주유탱크차3대를 가진 안병호 전남 함평군수, 운전교습용 봉고 등 차 14대를 보유한 김영기 경북도의원이 이색재산가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이용재 전남도의원은 어머니가 소나타(2006∼2010년식)만 7대를 가졌다고 신고했다. 오균호 전북도의원은 4억원에 달하는 돼지 1600두, 장재영 전북 장수군수는 한우 237두를 보유했다.
고남종 충남도의원과 임영규 전남도의원은 각각 1억원대의 태양열시설을, 김충석 전남 여수시장, 정만규 경남 사천시장은 어업권과 어선을 소유했다. 최병덕 전 사법연수원장은 브라질정부의 채권 31주를 샀다고 밝혔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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