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채용ㆍ하반기 계획도 없어…수익성 악화에 비용축소 안간힘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외국계 보험회사들이 올 들어 실적악화에 대한 우려로 단 한 명의 신입직원도 채용하지 않고 있다. 특히 하반기 채용계획도 불투명해 보험사 취업시장이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라이나생명은 지난해 인턴제도를 도입해 12명을 채용했지만 올해는 신입인턴을 뽑지 않을 예정이다. 라이나생명 관계자는 "그동안 결원이 발생할 경우 수시채용을 해오다 지난해부터 인턴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며 "하지만 올해는 대내외적인 경영환경 악화에 따라 신입인턴을 채용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라이나생명은 2012년 4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당기순이익 1197억원을 올렸다. 최근에는 서울 종로 삼봉로에 위치한 지하 5층~지상 23층 규모의 신사옥 '시그나타워'에 입주했다. 매매가가 2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사 임직원 600여명과 텔레마케터 20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하지만 신사옥을 지으면서 투자비 지출이 많았고 올해 수익성도 부진할 것으로 우려돼 긴축재정에 대한 필요성이 커졌다.
알리안츠생명도 올해 신입 수시채용을 하지 않기로 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200여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이들에게 지급된 비용만 340억원에 달한다. 이로 인해 지난해 회계연도 당기순손실이 514억원으로 늘어났다. 알리안츠생명 관계자는 "직원 수가 과다하다는 분석에 따라 구조조정에 대한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라며 "수익성 개선을 위해 당분간 추가 채용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푸르덴셜생명은 올해 채용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이 회사는 수시 채용하는 방식으로 지난해 정규직 신입사원 총 22명을 뽑았다. 푸르덴셜생명 관계자는 "채용계획을 아직까지 확정하지 못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푸르덴셜생명은 2012년 4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당기순이익 2299억원을 기록했지만 이후 실적이 다소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외국계 보험사는 국내 토종 보험사들과 달리 그동안 소규모 인원을 수시채용 방식으로 뽑아왔다. 결원 시 현장에 바로 투입될 수 있는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신입보다는 경력채용을 선호하는 편이다.
그러나 올해 외국계 보험사들이 일제히 신규채용을 보류한 것은 날로 악화되는 수익성 때문이다. 저금리와 금융시장의 불안정 등으로 자산운용이나 영업환경이 나빠지면서 고정비용을 줄이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최근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사태 여파로 텔레마케팅(TM)이 개점휴업상태에 빠져 영업에 큰 타격을 입었다. 외국계 보험사의 경우 텔레마케팅 영업 비중이 높은 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수익성 개선과 고정비용을 줄이는 차원에서 외국계 보험사는 물론 국내 보험사들도 올 한 해 채용인원을 줄일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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