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지난달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김승연 한화그룹이 조만간 신병치료를 위해 미국으로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이 해외로 나갈 경우 당분간 경영 복귀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27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최근 김 회장이 입원 중이던 서울대병원에서 퇴원해 서울 종로구 가회동 자택에서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 지난해 초 구속집행정지 이후 입원 치료를 받아온 김 회장이 1년 2개월만에 퇴원한 것이다. 김 회장은 그동안 만성 폐질환으로 인한 호흡곤란, 당뇨, 우울증 등으로 서울대 병원에 입원해 집중 치료를 받아 왔다. 한때 몸무게가 25㎏ 이상 늘어나며 위독설도 나왔었다.
김 회장은 의료진으로 부터 해외에서 치료받을 것을 권유받아 조만간 해외 출국을 고려중이다. 이와관련, 한화그룹 전용기가 27일 오후 4시께 미국으로 떠날 예정으로 있어 이르면 이날 출국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화 관계자는 "이번주 초 김 회장이 주치의의 제안에 따라 퇴원해 자택에 머물고 있다"며 "신병 치료를 위해 해외 출국도 고려하고 있는데, 이날 출국 할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의 경영 복귀는 늦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 회장이 국내에 머물더라도 자택과 병원을 오가며 통원치료를 하는 만큼 경영 일선에 복귀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다만, 그룹의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자택이나 해외에서 원격 경영을 할 가능성은 있다.
한화 관계자는 "병세가 호전된 건 사실이나 아직 경영 복귀는 시기상조"라면서 "당분간 치료에 전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건강 문제로 연기를 신청한 사회봉사에 대해서는 "일단 회복이 먼저고, 상태가 호전되면 하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의 공백으로 인한 비상경영위원회는 당분간 그대로 운영된다. 한화는 지난해 4월 김연배 한화투자증권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4인 체제의 비상경영위원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오너 중심의 일사분란한 의사결정 체계가 두드러져 신사업 투자, 기업 인수 등 주요 의사결정에서는 취약한 모습을 보여왔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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