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그=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가벼운 몸살 기운으로 24일(현지시간) 일부 일정에 참석하지 못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한ㆍ네덜란드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빌렘 알렉산더 국왕 주최 오찬, 핵안보정상회의 개회식 연설, 본회의 및 정책토의 참석 등 빼곡한 일정을 소화했다. 그러나 이날 저녁 각국 정상급 인사 57명이 참석하는 국왕 주최 공식만찬에는 윤병세 외교부장관을 대신 보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현지 브리핑에서 "가벼운 몸살기가 있는데 좀 쉬면서 내일(25일) 한미일 정상회담 등 일정을 준비하는 게 낫겠다 싶어 그렇게 했다"며 "이날 국왕과 별도의 오찬을 가진 만큼 결례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네덜란드로 가는 도중 전용기 내에서 자료 독회 등 회의준비로 한숨도 잠을 청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이날 핵안보정상회의 '시나리오 기반 정책토의'에 참석해 헥테러 발생시 각국 정부가 취할 행동에 대해 각국 정상들과 의견을 나눴다. 박 대통령은 "우선적으로 국민을 안심시키고 정부의 조치를 신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차분한 기조 하에 확인된 사실 위주로 상황을 알리고 비상대책반을 가동, 정부의 신속한 조치를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 자리에서 다수의 정상들은 핵테러 예방과 핵물질 방호를 위해 2005년 개정 핵물질방호협약(CPPNM)의 조속한 발효가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앞선 개회식에서 박 대통령은 전임 의장국 정상 자격으로 기조연설을 했다. 박 대통령은 "핵무기 없는 세상의 비전은 한반도에서 시작돼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며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만드는 데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핵안보와 핵군축, 핵비확산이 시너지를 갖도록 하는 통합적 접근', '핵안보에 관한 지역협의 메커니즘 모색', '핵안보 국가별 역량 격차 해소', '원전 시설에 대한 사이버 테러 대응 방안 강구' 등 4개항을 국제사회에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25일 핵안보정상회의 본회의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의 한ㆍUN 양자회담, 폐회식 등 일정을 소화한다. 이어 이날 저녁 한미일 정상회담에 참석해 한반도 비핵화 등 동북아 지역정세에 관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논의하고 독일 베를린으로 이동한다.
헤이그(네덜란드)=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