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개 보험사 고객정보 1만3000건 유출, 질병정보는 없어… 개인정보 사들여 불법매매 및 성인사이트 광고 활용 3명 구속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국내 생명·손해보험회사를 비롯해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에서 관리하던 개인정보 1000만건이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24일 보험사를 포함한 제2금융권의 개인정보를 불법 유통한 혐의(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 위반)로 안모(37)씨 등 3명을 구속하고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중국에서 대부중개업에 종사하던 안씨는 2011년 6월부터 최근까지 신원 미상의 중국 조선족, 내국인 등으로부터 개인정보 1105만건을 사들였다.
이들이 산 개인정보는 보험사,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 26개사 등이 관리하던 개인정보로 이름,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 대출금액, 대출승인 여부 등이 포함됐다.
이중 보험사 14곳의 개인정보 1만3000여건도 유통됐다. 이는 각 보험사와 판매위탁 계약을 맺은 판매대리점이 관리하던 정보로 개인의 병력, 수술내역 등의 정보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도 “수사기관을 방문해 청취한 결과 유출된 개인정보는 질병정보가 아니라 이름, 주민번호, 연락처 등의 보험계약정보로 확인됐다”며 “어떤 항목의 정보가 유출됐는지 더 자세하게 파악하고 나서 필요시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수사 초기에 해킹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지만 판매점 소유의 개인정보가 불법유통된 것으로 보고 있다.
안씨 등은 신원 미상의 브로커로부터 확보한 개인정보를 1000∼1만건 단위로 10만∼100만원을 받고 되팔고 성인사이트·도박사이트 광고에 활용, 4억4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개인정보의 불법유통 경위 등을 조사하는 한편 중국으로 출국한 공범 1명을 지명수배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회사 홈페이지를 해킹해 개인정보를 빼낸 기존의 개인정보 유출사건보다는 범행 수준이 한 단계 낮은 개인정보 불법유통 사건”이라고 밝혔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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