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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반발' 국정원 간부 자살기도…檢, 윗선규명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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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 조사 후 차 안에서 번개탄 피워 자살기도…의식불명 상태
- 검찰에 세차례 소환조사 받고 수사방식에 불만 가져
- 국정원 직원 모르쇠와 자살기도 악재에 檢 윗선 수사도 차질 빚을 듯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위조 의혹과 관련해 검찰의 소환 조사를 받은 국가정보원 권모(51) 과장이 자살을 기도했다. 이번 사건에 관련된 인물이 자살을 시도한 건 지난 5일 국정원 협조자 김모(61·구속)씨에 이어 두번째다.

국정원 관련자들에 대한 본격적인 소환조사를 진행하며 '윗선 규명'에 속도를 내던 검찰은 또 한번의 악재에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4일 경찰 등에 따르면 권 과장은 지난 22일 오후 1시33분께 경기도 하남시 신장동의 모 중학교 앞에 주차된 승용차 안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차량 조수석 바닥에는 재만 남은 번개탄이 놓여있었다.

권 과장은 119 구급대에 의해 서울 강동구 강동경희대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상태가 위중해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실로 이송됐다. 권 과장은 현재 의식 불명 상태로 국정원이 신병을 보호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권 과장은 21일 오후 7시30분께 자신의 매형에게 '찜질방에 간다'며 차를 빌려 타고 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차량 감식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진상조사팀(팀장 윤갑근 검사장)은 국정원 소속으로 중국 선양 주재 총영사관 부총영사로 근무하던 권 과장에 소환통보를 했다. 권 과장은 지난 15일 귀국해 19일부터 21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검찰 소환조사를 받았다. 21일 3차 조사를 받던 권 과장은 검찰의 수사방식과 태도에 불만을 갖고 오후 3시께 서울고검 청사를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권 과장이 선양영사관 부총영사로 근무하면서 간첩사건 피의자 유우성(34)씨와 관련한 문서 위조에 국정원 본부의 지시와 조직적 개입이 있었는지 등을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권 과장은 지난해 8월께 유씨 사건에 합류했으며, 지난달 선양총영사관 부총영사로 파견됐다. 오랫동안 신분을 감추고 활동하는 '블랙요원'으로 있으면서 중국에도 상당한 인맥과 정보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권 과장은 앞서 검찰 조사를 받은 국정원 비밀요원 김모 과장(구속)과 마찬가지로 위조 공모나 개입 가능성을 부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위조 의혹이 제기된 문서 3건의 입수·전달과정에 모두 관여한 김 과장의 상관인 이모 대공수사팀장도 소환조사했다.


28일 유씨의 항소심 결심 공판을 앞두고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조사를 본격화 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사건의 실체를 밝히겠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국정원 직원들의 '모르쇠'와 자살기도 등 잇딴 악재에 놓인 검찰이 항소심 공판 전 윗선규명을 해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검찰은 이번 사건이 수사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며 사태 확산을 차단하는 분위기다. 검찰 관계자는 "(자살시도에 대한) 사실 관계를 파악 중에 있다"며 "관련 수사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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