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JD, 4월 평양에서 열리는 사장단 정례회의 참석 요청
-대륙철도 운행을 위한 운영정보 습득과 정회원 가입에 긍정적 진전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부산을 출발해 평양, 베이징, 모스크바, 베를린을 거쳐 런던에 도착하는 대륙횡단열차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역사적 첫 걸음이 시작됐다.
코레일은 지난 21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유라시아 대륙철도 관련 국제기구인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제휴회원으로 가입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를 위해 최연혜 코레일 사장을 중심으로 한 대표단이 이날 따데우쉬 쉬오즈다 의장(Tadeusz SZOZDA) 등 집행부를 면담하고 OSJD 활동을 위한 협약서를 체결했다.
이날 회의에서 쉬오즈다 OSJD 의장은 매년 열리는 사장단 정례회의가 이번에는 4월24일부터 4일간에 걸쳐 북한 평양에서 개최될 예정이며, 코레일도 제휴회원으로 가입한 만큼 참석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귀국 이후 정부와 협의를 통해 필요한 조치들이 무엇인지 확인한 후 참석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OSJD는 러시아, 중국, 북한을 비롯한 동유럽과 중앙아시아 27개 국가들의 철도협력기구다.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중국횡단철도(TCR)을 통한 대륙철도 운행을 위해서는 가입이 필수적이다.
OSJD 제휴회원 가입으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협력 시대를 열어 갈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의 핵심인 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 구현을 위한 실질적인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대륙철도 운행을 위한 국제규약, 통관협정, 환적, 수익배분, 비용분담을 위한 모든 워킹그룹회의 참석 권한과 자료 요청권을 갖게 됐다.
또한 회원국과의 교류 확대를 통한 협력네트워크 구축으로, 그동안 북한의 반대로 지연되고 있는 정부(국토교통부)의 정회원 가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가입하는 정회원이 아니라 산하기관인 코레일이 제휴회원으로 가입된 것이기 때문에 사장단 정례 회의에서 의결권은 없지만, 국익을 위한 발언권을 갖게 된 것에는 큰 의의가 있다.
코레일은 대륙철도 시대를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춘다는 복안이다. 먼저 대륙철도가 연결될 경우 물류가 가장 중요한 전략적 분야가 된다는 판단에 따라 물류부문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선다.
보통 4주가 소요되는 해상수송에 비해 철도는 15일면 충분하기 때문에 10일 이상 운송시간 단축이 가능하다. 이는 곧 연간 수천억원대의 물류비 절감효과와 함께 국내제품의 해외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코레일은 대륙철도 연결의 시발점이 될 나진(북한)∼하산(러시아) 철도 프로젝트에 대해 올해 2월 현장실사를 마쳤다. 향후 국익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부와 신중하게 협의한 후 참여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그동안 남북분단으로 섬 아닌 섬에 갇혀 있다 보니 철도인으로서 대륙을 지나 유럽으로 진출하고자 하는 염원이 더 간절했다”면서 “OSJD 가입으로 ‘실크로드 익스프레스’ 실현의 발판이 마련된 만큼 남북철도 대륙철도 시대를 대비해 차질이 없도록 철저히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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