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국정원 소속 선양부총영사 소환…국정원 윗선 수사 급물살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국가정보원 쪽 인사가 서울시 간첩 ‘증거조작’ 사건에 개입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조작’ 사건을 담당하는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윤갑근)은 20일 중국 주재 선양총영사관 부총영사인 국정원 소속 권모 과장을 소환했다고 밝혔다.
권 과장은 문서 위조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목할 부분은 권 과장은 관심이 집중되던 인물이 아닌 새로운 얼굴이라는 점이다.
사건 초반에는 국정원 직원인 중국 선양총영사관의 이인철 영사에 관심이 집중됐지만, 국정원 대공수사국 소속 김모 과장과 국정원 협력자 김모씨가 구속되는 등 사건 연루 의혹을 받는 당사자는 점점 늘고 있다.
이번에 권 과장이 검찰에 소환된 점도 심상치 않은 대목이다. 여러 국정원 직원들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점차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특정인의 개인적 일탈이 아니라 조직적인 증거조작 개입 가능성을 높여주는 대목이다.
권 과장은 유씨에 대한 1심 무죄가 선고된 직후인 2013년 8월 국정원 대공수사국 ‘유우성 수사팀’에 합류했으며 지난달 선양총영사관 부총영사로 파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권 과장이 선양총영사관에 파견된 이유도 궁금증을 증폭시키는 대목이다. 증거 조작 사건의 무마 또는 수습에 나설 목적으로 파견됐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미 구속된 국정원 김 과장이나 이번에 검찰에 소환된 권 과장이나 이번 사건의 몸통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두 사람이 국정원 윗선의 지시를 받았거나 보고를 했을 가능성이 있는데 ‘진짜 몸통’을 찾는 게 검찰 수사의 초점이 될 전망이다.
검찰은 국정원 대공수사국 직원들의 줄소환을 예고하고 있다. 검찰의 증거조작 수사가 급물살을 타면서 28일로 예정된 유우성씨의 항소심 결심공판을 앞두고 간첩혐의에 대한 공소를 철회할 것인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검찰은 수사 진행 상황을 지켜보면서 유우성씨 공소 문제에 대한 판단을 내리기로 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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