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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이 뭐길래..안타까운 드라마 '태양은 가득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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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이 뭐길래..안타까운 드라마 '태양은 가득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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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스포츠투데이 유수경 기자]KBS2 월화극 '태양은 가득히'(극본 허성혜, 연출 배경수 김정현)가 낮은 시청률로 고전하고 있다. 그러나 막상 작품을 접해보면 탄탄한 구성과 배우들의 호연에 놀라게 된다.

지난 2월 17일 방송을 시작한 '태양은 가득히'는 현재 3%대의 시청률을 나타내고 있다. 배우들은 물론 제작진도 힘이 빠질 만한 상황이다. 첫 방송을 시작할 당시 경쟁작인 '기황후'가 큰 인기를 끌고 있었고, 전작인 '총리와 나'의 성적도 좋지 않은 터였다. '총리와 나'는 이범수와 윤아가 열연했지만 한 자리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시청률 퀸' 한지혜와 배우로서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윤계상, 명실상부한 '연기파' 조진웅의 조합은 시청자들의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방의 관심을 끌지 못한 이유는 뭘까. 일각에서는 '어둡고 어려운 이야기가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는다.

평일 저녁 힘든 일과를 마치고 돌아와 TV 앞에 앉았을 때, 하루의 시름을 잊을 수 있는 재밌는 방송을 보고 싶다는 것. '기황후' 같은 경우 초반 역사 왜곡 논란이 있긴 했지만, 하지원과 백진희의 팽팽한 기싸움과 지창욱의 순애보, 전국환의 혼을 담은 악역 연기가 매우 흥미롭게 전개됐다. 사극이지만 코믹한 요소도 충분히 있었기에 편하게 웃으며 시청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


얼마전 월화극 경쟁에 뛰어든 '신의 선물-14일' 같은 경우는 평일 드라마에서 보기 힘든 '타임워프' 장르물이다. 아이 엄마로 180도 캐릭터 변신을 시도한 이보영, 껄렁껄렁한 양아치를 연기하는 조승우는 14일 전으로 돌아가 범인을 추적하면서 자신도 몰랐던 일들을 하나둘씩 깨닫게 된다. 시청자들은 계속되는 반전 속에서 범인을 추적하면서 짜릿함을 느낀다.


'태양은 가득히'는 태국에서 다이아몬드를 둘러싸고 일어난 총기 살인사건으로 인해 인생을 송두리째 잃어버린 남자와 사랑하는 약혼자를 잃은 여자의 지독한 인연을 그린 드라마다. '태양의 여자'를 연출한 배경수PD와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을 집필한 허성혜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이 드라마가 경쟁작인 두 작품에 비해 작품성이 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탄탄한 스토리와 영화 같은 영상, 배우들의 깊은 감정 연기가 주를 이룬다. 뜻하지 않게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가장 믿었던 이에게 배신을 당하는 등 주인공들의 파란만장한 사연에 안타까운 마음이 절로 든다. '어둡고 어려운 이야기'라는 평도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만큼 캐릭터의 관계나 사건들이 촘촘하게 연결돼 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건 물 오른 연기력을 과시하는 윤계상이다. 순수했던 남자가 복수의 화신이 되어가는 모습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며 절제와 폭발을 넘나드는 내면 연기로 긴장감을 형성한다. 함께 연기하는 배우들과의 '합'도 굉장히 안정적이다. 한지혜는 그간의 캔디 이미지를 벗고 슬픈 주인공의 심리에 완전히 몰입했다. 조진웅 역시 복잡한 감정들을 밀도 있는 연기력으로 표현해내며 극에 무게감을 실어주고 있다.


일각에서는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호평을 받고 있지만, 작품이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좋지 않은 얘기들도 많이 들려온다. 방송을 보지 않고도 '재미가 없으니 시청률이 낮은 것'이라고 단정 짓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태양은 가득히'는 이렇게 사장되기엔 무척 아까운 수작임에는 분명하다.


때때로 방송 당시엔 시청률이 낮지만 시간이 흐른 후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관심이 쏠리는 작품들이 있다. 아마도 이 드라마가 그러한 행보를 이어가지 않을까 싶다. 배우들은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고 진정성 있는 연기를 끝까지 보여주기 바란다.




유수경 기자 uu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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