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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 품은 러시아 vs 제재로 압박하는 서방국…금융시장은 '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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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크림공화국의 러시아 합병 조약에 서명했다. 서방국 제재 경고에도 불구하고 크림의 러시아 귀속 절차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러시아와 서방국 간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질 전망이다. 다만 푸틴 대통령이 크림 외 다른 우크라이나 지역에는 관심이 없다는 뜻을 명확히 하면서 지정학적 불안감에 투자심리가 잔뜩 위축됐던 주식시장은 다시 안정을 찾는 분위기다.


◆푸틴, 크림의 러시아 합병 조약에 서명=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푸틴은 이날 오후 세르게이 악쇼노프 크림 공화국 총리를 비롯한 크림 지도자들과 만나 크림의 러시아 합병 조약에 서명했다. 푸틴은 이날 오전 크림으로부터 공식적으로 귀속 요청을 받은 후 크림 합병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합병 조약은 러시아 헌법재판소의 승인과 상·하원의 비준을 얻어 발효된다. 조약 비준 절차는 빠르면 주말까지 완료될 전망이다. 하원과 상원이 각각 19일과 21일에 이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푸틴은 러시아에 귀속되기를 원하는 크림 주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러시아 의회가 이를 승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푸틴은 합병 조약에 서명하기 직전 한 시간에 걸친 연설을 통해 지난 주말 크림반도에서 실시된 러시아 귀속 결정 주민투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푸틴은 주민투표에서 96%의 주민이 러시아 귀속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밝힌 사실을 언급하며 "국제법에도 부합하는 합법적이고 설득력 있는 투표였다"고 말했다. 그의 이러한 발언은 지난 주말 실시된 주민투표가 국제법 위반이라고 주장하는 서방국의 비난을 공식적으로 반박한 것이다.


푸틴은 이와 함께 "러시아와 크림은 역사적, 정치적으로 연결돼 있으며, 크림은 러시아의 한 부분"이라면서 "크림은 러시아의 구성원이 될 것이며 강력하고 안정적인 자주권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방국, 러 비난 수위 높여…제재 강화=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의 크림 병합이 '국제법 위반'이라고 한목소리로 비판하면서 추가 제재를 경고했다.


이날 폴란드를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땅을 빼앗은 것에 불과하다"면서 "러시아의 행위는 명백하게 국제법을 위반한 것으로 국제사회가 러시아에 더욱 강한 제재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다음 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 기간에 러시아를 제외한 주요 7개국(G7) 정상들과 만나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할 계획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크림의 독립 선언과 푸틴 대통령의 크림 독립국 지위 인정, 러시아의 크림 흡수 모두 국제법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슈테펜 자이베르트 독일 정부 대변인도 "일방적인 크림의 독립국 지위와 러시아 합병 선언은 우크라이나의 영토 통합에 받아들일 수 없는 타격을 준 것"이라고 전했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은 푸틴의 이번 선택이 국제사회에서 러시아의 고립을 초래할 것이라며 영국과의 해군 합동 훈련과 러시아 방문 계획을 모두 취소한다고 밝혔다.


서방국은 지금까지 경제제재를 러시아 압박의 카드로 내세웠지만 압박 수위가 약한 상태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 측 인사들을 상대로 자산동결과 여행제한 등 2차 제재를 부과했는데 푸틴을 비롯한 러시아 정·재계 실세들이 제재 대상에서 빠져 있어 효과가 거의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금융시장 불안감 '진정'=금융시장은 러시아의 크림 귀속 절차 강행에도 불구하고 안정을 찾는 분위기다. 오히려 푸틴이 크림 병합을 마무리 지으면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불안감이 진정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싹트고 있다.


푸틴이 크림 외 다른 우크라이나 지역에는 손을 대지 않겠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이 글로벌 주식시장에 만연했던 불안감을 걷어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스위스 소재 루저너-칸토날뱅크의 베노 갈리커트레이더는 "주식시장 참여자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존중하고 크림반도를 얻는 데 만족할 것이라는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을 들었다"면서 "안도감에 주식시장이 상승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주식시장은 이날 하락 출발했지만 푸틴의 연설 직후 반등에 성공했다. 런던 FTSE 100 지수는 전일 대비 0.56% 상승한 6605.28에 거래를 마쳤다. 독일 DAX지수는 0.67% 오른 9242.55, 프랑스 CAC 40 지수는 0.97% 상승한 4313.26에 마감했다.


뉴욕 주식시장도 상승세다. 미국 시간으로 오후 1시18분 현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6% 상승 중이다. 다우와 나스닥도 각각 0.6%, 1.2% 상승 중이다.


한편 러시아는 크림 반도의 귀속 문제가 금융시장의 불안정을 야기할 것이라 판단, "시장 여건이 좋지 못하다"라고 밝히며 19일로 예정된 국채 입찰을 취소했다.


러시아가 국채 입찰을 취소하기는 올해 들어 이번이 여섯 번째다. 러시아는 크림 문제로 루블화 약세와 이로 인한 국채 금리 급등을 경험 중이다. 루블화는 올해 들어 달러 대비 9.9%나 가치가 떨어졌다. 국채금리는 9%를 넘어선 상태다. 러시아가 2012년 발행한 2027년 2월 만기 러시아 국채 금리는 이날 8bp 상승한 9.44%를 기록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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