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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교통공단 본부, 또 매각 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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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왕십리 청사 7% 할인에도 유찰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내년 강원 원주혁신도시로 이전을 준비 중인 도로교통공단. 서울 중구 왕십리에서 쓰던 본부 청사와 땅 매각 난항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할인 매각'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지난주 또 다시 불발됐다. 본부를 팔아 원주 신청사 공사대금을 치러야 하는 만큼 발등이 불이 떨어졌다.


지방이전 공공기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전과 함께 수도권에서 활용하던 부동산을 매각해야 하는데 잘 팔리지 않고 있어서다.

공단에 따르면 공단은 1월 이사회를 열고 서울 중구 왕십리로에 위치한 본부 청사를 7% 할인 매각하기로 의결했다. 원래 감정평가금액이 999억원이었으니 929억원에 2월과 3월 2차례에 걸쳐 시장에 나왔다. 그러나 7% 값을 내렸는데도 임자를 만나지 못했다.


이처럼 공단이 자산 가치를 떨어뜨리는 결정을 한 것은 그동안의 본부 매각 시도가 모두 수포로 돌아가서다. 공단은 내년 원주혁신도시로의 이전을 목표로 본부 매각을 추진해왔다. 원주혁신도시 내 2만154㎡ 부지에 275억여원을 들여 지상 12층짜리 신청사를 이미 짓는 중이다. 본부를 매각한 대금으로 신청사 공사대금을 충당하려 지금까지 총 4차례에 걸쳐 매각을 추진했지만, 모두 유찰됐다. 얼어붙은 부동산 경기 탓에 1000억원에 가까운 건물을 사려는 임자가 없었던 것이다.

A이사는 "그동안 수차례 유찰되고 부동산 경기침체를 감안할 때 할인 매각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다른 이사들도 "10% 할인해도 주변시세보다 높은 편 아니냐", "건물을 활용하지 않으면 너무 비싼 수준"이라고 입을 모았다.


공단처럼 지방으로 이전하는 151개 공공기관(보유 부동산 121개) 모두가 제 감정평가액대로 건물을 팔지 못한 것은 아니다. 현재까지 매각이 완료된 68개 부동산 중 감정평가액보다 낮은 금액으로 팔린 건물은 한국세라믹기술원 뿐이다. 서울 금천구에 있는 세라믹기술원 건물은 원 감정평가액(657억원)보다 3% 낮은 638억원에 매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공공기관지방이전추진단 관계자는 "지금까지 매각된 공공기관 건물 중 한 곳을 제외하고는 감정평가액대로 받았다"면서 "부동산 매각 대금으로 신사옥을 지어야 하는 만큼 계속 유찰되는 경우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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