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런 바람 속 설정액·수익률 '선방'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역시 자산운용업계 투자고수들은 달랐다. 증시 침체에도 불구, 그들이 '찜'한 펀드는 남다른 성과를 올리며 수탁고를 늘려가고 있다.
17일 펀드평가회사 KG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ETF 제외)는 지난 1월 8448억원이 유입됐지만 2월 492억원 유출된데 이어 이달 들어서는 환매 분위기가 더욱 고조돼 3458억원이 추가로 빠져나갔다.
이러한 가운데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 송성엽 KB자산운용 전무, 박용명 한화자산운용 상무 등 주요 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CIO)들이 투자한 펀드는 오히려 설정액이 늘거나 환매 규모도 소폭에 그쳤다.
실제로 허 부사장이 투자하는 '신영마라톤증권(주식)', '신영밸류고배당증권(주식)'의 경우 연초 이후 설정액이 각각 690억원, 586억원 증가했다.
송 전무가 가입한 'KB밸류포커스(주식)'는 129억원, 박 상무가 가입한 '한화Value포커스증권투자신탁1호(주식)'의 경우 8억원의 자금이 유출됐지만 최근의 펀드 환매 러시를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CIO가 투자하는 펀드가 잘 나가는 이유는 수익률이 설명해주고 있다. '신영밸류고배당증권(주식)', '신영마라톤증권(주식)'의 경우 최근 3년 수익률이 각각 33.32%, 23.22%에 달한다. 허 부사장은 "리스크를 줄이고 복리 수익률은 일정하게 달성하겠다는 목표로 펀드에 가입했다"며 "현재 주식시장이 저평가돼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5년 이상 투자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KB밸류포커스(주식)'의 최근 3년 수익률도 28.52%로 좋았다. 송 전무는 "저평가된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라 시장의 흐름과 무관하게 안정적으로 수익이 난다"고 전했다.
박 상무도 송 전무와 같은 이유로 '한화Value포커스증권투자신탁1호(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이 상품 또한 3년 수익률 9.49%를 기록하는 중이다. 박 상무는 "펀드는 대부분 노후 자금으로 쓰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다"며 장기 투자 의향을 내비쳤다. 최근 3년간 배당주식형 펀드 평균수익률 9.37%, 일반주식형 펀드 평균수익률 -5.32%에 비하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황윤아 KG제로인 연구원은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이 전반적으로 낮은 상황에서 CIO들이 택한 상품들은 굉장히 좋은 성과를 냈다"며 "자사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CIO들이 유망한 펀드를 고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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