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말레이시아에서 실종된 여객기의 수색작업에 핵심 도구들이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여객기의 수색이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은 주 레이더와 보조레이더, 자동송신시스템, 조종사의 구두 보고 등 실종 여객기의 수색에 통상적으로 활용되는 4가지 도구가 없기 때문이라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말레이시아에서 실종된 여객기는 이륙 직후 주 레이더의 탐지영역을 벗어났고 보조레이더와 자동송신장비 역시 작동이 중단됐다. 조종사들의 보고 역시 전무한 상황이다.
결국 수색작업에 활용되는 도구는 여객기와 인도양 상공 2만2250마일(3만5천800㎞) 지점의 정지 궤도에 있는 위성이 한 시간마다 주고받은 디지털 통신뿐이다.
하지만 이 통신은 자료가 극히 빈약해 항공기가 마지막으로 사라진 위치를 정확히 알려주지 않는다. 위성과 항공기 간의 각도만을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이 때문에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항공기가 마지막으로 발송한 위성신호의 지리학적 각도를 보여주는 지도를 공개했을 뿐이다.
이 지도는 위성신호가 카자흐스탄ㆍ투르크메니스탄 국경에서 태국 북부를 잇는 북부항로나 인도네시아와 인도양 남부를 연결하는 남부항로 등 2개 항로에서 발신됐을 두 가지 가능성을 동시에 제시한다.
실종된 항공기가 사라진 정확한 지점을 지목할 수 없다는 얘기인데, 미국 전문가들은 북부 항로보다는 남부 항로를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런 가운데 마이클 매콜(공화ㆍ텍사스) 미국 하원 국토안보위원장은 말레이시아 여객기 실종에 테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하며 9ㆍ11 테러 때처럼 여객기 자체를 무기로 쓰려는 의도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매콜 위원장은 이날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번 사건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여객기를 탈취하려는 의도적이고 고의적인 행위라는 점이다. 테러리스트와 연관돼 있다는 증거는 아직 없지만 이를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여객기가 납치된 것이라면 범인은 최소한 2명일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제임스 홀 전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위원장은 16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납치범은) 두 사람 이상일 것"이라며 "기체의 규모, 승무원과 탑승객의 수 등을 감안할 때 혼자서 이 여객기를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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