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장 따른 신용 위기 경고
[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중국의 신용위기 가능성과 이에 따른 성장률 저하에 대한 우려로 세계 각국 주식과 채권, 원자재, 환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더 큰 위기를 방지하기 위해 중국의 성장률 하락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시장에 대한 비관론으로 일관해 '닥터둠'이란 별명으로 유명한 마크 파버 마크 파버 리미티드 회장은 13일 미국 경제채널 CNBC 방송에 출연해 최근의 중국 상황에 대해 이같이 발언했다.
그가 보는 올해 중국의 예상 경제성장률은 약 4%다. 최근 발표된 지표를 감안할 경우 이정도의 성장이 가능하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이는 지난주 리커창 중국총리가 전국인민대표회의 정부업무보고에서 제시한 올해 성장률 7.5%에 비해 크게 낮다.
파버는 4% 정도 성장률이 위험을 안고 고성장을 이어가는 것보다 장기적으로 건전한 효과가 예상된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반적인 경우처럼 8% 성장이 4% 성장보다 좋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다. 8% 성장하며 파국을 초래할 수 있는 신용위험을 안고 가느니 저성장이 차라리 낫다"고 주장했다. 고성장에 따른 지나친 신용 팽창이 단순한 신용 버블이 아니라 거대한 버블로 변해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 것이다.
일부에서 중국 당국이 최근 불거진 사상최초의 회사채 지급불능 사태에도 불구하고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펴는 것도 일축했다.
"중국이 신용 위험을 관리할 수 있고 부도가 없다는 생각은 과거 1989년 이전 일본에 대한 투자자들의 견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 역시 중국의 경제성장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잘 알고 있다. 최근의 중국증시 하락과 구리, 철 등 원자재 가격의 급락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이다.
중국의 경제 상황 악화는 단순히 중국내에서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지역내 역학관계 긴장을 불러올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죄기 시작한 돈줄을 다시 풀게 되는 연쇄효과도 예상할 수 있다. 파버는 "중국의 경제 성장 부진이 확인되면 연준은 테이퍼링을 연기할 핑계를 얻게되는 셈이다"라고 예상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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