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일자리 시장에 봄바람이 완연하다. 통계청이 어제 발표한 2월 고용통계를 놓고 보면 그렇다. 취업자는 크게 증가하고 고용률은 올라갔다. 일하는 시간도 늘어났다. 고용이 본격적인 회복세를 탄 것인가. 성급한 판단은 금물이다. 2월의 계절적 특수성이 많이 작용한 결과다. 고용통계의 속을 들여다 보면 지속가능한 일터, 좋은 일자리 만들기에 더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지난달 취업자 수는 총 2481만9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83만5000명(3.5%) 늘어났다. 12년 만의 최대 증가폭이다. 1월의 70만5000명에 이어 취업자 증가세가 한층 확대된 것이다. 이명박 정부 때 취업자 수가 49만명 늘어나자 '빅 서프라이즈'라고 환호했던 당시 박재완 기재부 장관을 떠올리면, 이 같은 증가세는 분명 대단하다.
취업자가 크게 늘면서 고용률도 58.6%로 1년 전보다 1.4%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고용률(15~64세)은 64.4%로 1.7%포인트 뛰었다. 하지만 고용지표의 호전을 본격적인 고용 회복의 신호탄으로 판단하기는 이르다. 2월에는 졸업과 채용, 설 연휴와 같은 계절적 특수성이 크게 작용했다.
취업자가 크게 늘었다지만 실업률은 4.5%로 전년 동기보다 오히려 0.5%포인트 상승했다.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특히 두드러져 1년 전보다 1.8%포인트 높아진 10.9%로 올라갔다. 14년 만에 최고치다. 통계청은 졸업, 구직 시즌에 9급 공무원과 경찰공무원 채용이 겹친 결과라고 설명한다. 취직시험 공부를 하던 젊은이들이 취업전선에 대거 몰리면서 통계에 잡혔다는 얘기다.
직업별로 도ㆍ산매업과 숙박 및 음식점업이 취업 증가세를 주도한 현상도 주목된다. 여성 취업이 어렵고, 학력이 낮을수록 취업률이 떨어지는 현실도 여전하다.
2월의 특수성이 있더라도 취업자가 오랜만에 크게 늘어난 것은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경제활동인구, 취업자, 실업자 등 3가지 지표가 동시에 상승한 것은 짚어볼 대목이다. 경기회복 조짐과 함께 숨어있던 잠재 실업자들이 모습을 드러내며 나타난 현상이다. 그들의 기대를 저버려서는 안 된다. 정부는 통계지표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지속적인 고용창출과 고용의 질을 높이는 데 전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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