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지난 10일 경부고속도로 부산요금소에서 발생한 현금 수송차량 절도사건 범인이 사건 발생 하루 만에 붙잡혔다. 범인은 수송 대행업체 전 직원이며 퇴사 전 수송차량의 예비열쇠를 훔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11일 0시 15분경 서울 광진구 화양동의 한 모텔에서 현금 수송 대행업체 전 직원 설모(25)씨를 붙잡았다고 밝혔다. 사라졌던 현금 2억1900만원 가운데 50만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회수됐다.
현금수송차량 도난사건은 지난 10일 오전 3시경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부산요금소 주차장에서 현금 2억1900만원을 싣고 있던 차량에서 직원들이 내린 사이에 벌어졌다. 차가 사라진 지 11분만에 도난 차량이 사건 장소와 4㎞ 떨어진 금정구 청룡동 보호관찰소에서 발견됐지만 돈은 사라진 후였다.
업체 전 직원이었던 설씨는 이 돈을 근처에 미리 주차해둔 지인의 쏘렌토 승용차에 옮겨 싣고 서울로 달아났다. 설씨는 지난해 12월 31일 퇴사하기 전에 수송차량 예비열쇠를 훔쳤고 사건 3일 전에 현장을 답사하는 등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했다.
2개월가량 문제의 수송차량을 운전하면서 익힌 CCTV 사각지대를 따라 이동했지만 생각하지 못했던 2곳에 설치된 CCTV에 찍히는 바람에 덜미를 잡혔다.
허술한 보안도 도난의 원인이었다. 블랙박스가 없는 수송차량의 내부 금고 잠금장치는 3분의 1가량 풀려 있었고 비밀번호도 수개월째 그대로였다. 해당 업체는 예비열쇠가 사라진 사실을 도난 사건이 발생할 때까지 전혀 눈치를 채지 못했다.
이에 대해 업체는 별도의 예비열쇠는 없다고 반박해 경찰은 설씨가 근무 당시 차량열쇠를 복제해 소지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공범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통화내역 등을 분석하고 있다. 설씨는 경찰 조사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워 며칠 전부터 혼자 범행을 계획했고 훔친 돈으로 여행이나 하려고 했다"고 단독 범행을 주장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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