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북한이 11일 김정은 시대를 이끌 신(新)실세들이 대거 포함된 제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우리의 국회의원) 선거 당선자 687명을발표했다.명단 발표는 지난 9일 선거가 종료되고 이틀 만에 이뤄졌다.
북한 중앙선거위원회는 이날 정오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전국적으로 선거자 명부에 등록된 전체 선거자의 99.97%가 선거에 참가해 해당 선거구에 등록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후보자에게 100% 찬성투표했다"며 당선자 명단을 공개했다.
중앙선거위는 "전체 선거자는 이번 선거를 통해 혈연의 정으로 이어진 일심단결의 위력으로 백두산 대국의 백승의 역사를 대를 이어 빛내어 나가는 위대한 김일성,김정일 조선의 억센 기상을 힘 있게 과시했다"고 평가했다.
통일부는 이번 선거에서는 대의원 687명 중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비롯해 365명이 새로 뽑혀 53%의 교체율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대의원 교체율은 1998년 10기 선거 64%, 2003년 11기 50%,2009년 12기 45%를 기록했다. 대의원이 대거 바뀐 1998년은 김정일 체제의 본격적인 출범 시점으로 이번에도 대의원 숫자는 유지했지만 김정은 체제의 첫 선거여서 교체율이 전기보다 조금 상승한 것으로 통일부는 분석했다.
김정은은 처음으로 대의원 명단에 올랐다. 통일부는 "인민들의 손으로 직접 뽑은 대표자,지도자라는 상징적 의미를 부여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나 관심을 모은 친동생 김여정과 김정철,김설송 등 김정은 가계인물은 포함되지 않았다.
통일부는 북한이 제285호 태평선거구 당선자로 ‘김경희’를 발표했지만 이 사람이 김정은의 고모인지는 추가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김정은 체제에서 신실세로 떠오른 장정남 인민무력부장, 김수길 군 총정치국 부국장, 조연준·최휘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황병서ㆍ마원춘 당 부부장 등 김정은 수행빈도가 높은 당 부부장급 인사들과 리병철 항공 및 반항공군사령부 사령관, 김명식 해군사령관,박정천 포평사령관 등 군인사도 이번에 대의원에 새로 뽑힌 게 특징이라고 평가했다.
감금설이 나왔던 최룡해 군 정치국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박봉주 내각 총리, 김기남·최태복 당비서, 리영길 총참모장,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등 당·정·군 고위인물들은 12기에 이어 이번에도 대의원이 됐다.
대외 부문에서는 지재룡 주중 대사와 자성남 유엔 대사,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수석대표를 맡았던 원동연 당 통일전선부 부부장과 장관급회담 북측 수석대표였던 강지영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장 등은 이번에 새로 대의원이 됐고 박의춘 외무상과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등은 연임하게 됐다.
장성택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인물 중 문경덕 당비서와 로성실 전 조선민주여성동맹 위원장 등은 대의원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리영수 당 부장, 박명철 전 체육상 등 대부분 인사는 대의원에 올라 건재를 확인했다.
통일부는 또 김영남·김기남·최영림 등 80대 이상 고령층과 김격식·김정각 등이 건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밖에 현영철 전 총참모장, 현철해 전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 박재경 전 인민무력부 부부장, 김명국 전 작전국장 등 은퇴한 군 원로그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넷째 부인인 김옥의 아버지 김효 당 재정경리부 부부장도 대의원에서 빠졌다.
북한은 제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마침에 따라 내달 초 제13기 1차 회의를 열어 국방위원회와 내각 등에 대한 인선작업을 하고 올해 예산안을 심의할 것으로 보인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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