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시장 위축, 작년 3조 감소…해외는 뛰는데 내수서만 역성장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삼성전자의 지난해 국내 순매출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역성장했다. 스마트폰 생산 기지의 해외 이전이 가속화되면서 국내 생산 매출이 빠진 데다 국내 스마트폰, TV 시장이 위축되면서 순매출을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11일 삼성전자의 2013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당해 연도 삼성전자의 국내 순매출은 17조2003억6000만원으로 2012년 20조4703억400만원에서 3조2699억4400만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다른 지역의 순매출은 모두 증가했다. ▲미주는 31조5845억7100만원에서 44조2525억7900만원 ▲유럽은 31조2649억6500만원에서 33조5644억6700만원 ▲아시아ㆍ아프리카는 29조832억6000만원에서 34조1059억6000만원 ▲중국은 28조8032억7700만원에서 29조2487억2300만원으로 늘어났다.
삼성전자의 국내 순매출이 감소한 것은 이례적이다. 최근 5년을 기준으로도 처음이다. 글로벌 전체 매출이 늘어나면서 국내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긴 했지만 국내 매출 자체가 감소한 적은 없었다. 삼성전자의 국내 순매출은 전년대비 2009년 1조4171억7200만원, 2010년 2조2727억9100만원, 2011년 1조8999억7700만원, 2012년 1조3236억2600만원 등으로 증가세를 이어오다 2013년 3조2699억4400만원 줄어들며 감소세로 돌아섰다.
국내 순매출이 줄어든 것은 베트남, 중국 등 해외에서 생산되는 스마트폰 비중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상표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인건비가 싼 베트남, 일정 생산 비중을 요구하는 중국에서 스마트폰 생산을 늘리면서 국내 구미 공장 매출이 빠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스마트폰, TV 시장 위축도 국내 순매출 감소의 원인으로 거론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글로벌 TV 시장이 줄어들면서 국내 시장도 함께 축소돼 TV 매출이 감소했다"며 "보조금 단속으로 휴대폰 시장이 냉각된 것도 매출 감소에 상당한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핵심 사업부인 휴대폰 사업 부진이 가장 큰 타격이 됐다. 정부가 지난해 3월부터 보조금 단속을 시작하면서 국내 휴대폰 시장은 급격하게 냉각됐다. 지난해 국내 휴대폰 시장 규모는 2050만대로 6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내 휴대폰 시장 위축은 삼성전자 부품 매출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미쳤다.
휴대폰 뿐만 아니라 TV 시장도 위축됐다. 지난해 전 세계 TV 출하량은 2억2430만대로 전년 대비 5.9% 감소했다. 국내 시장도 영향을 받으면서 삼성전자의 TV 매출이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국내 영업을 담당하는 한국총괄장이 경질된 것도 이 같은 부진한 실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업게는 보고 있다.
김상표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신규 스마트폰 시장 축소로 현재 국내 시장 규모는 삼성 전체 스마트폰 판매 비중의 한자릿수에 그칠 정도로 작아졌다"며 "스마트폰 매출 감소와 함께 국내 사업장 생산 매출까지 줄어들면서 국내 순매출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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