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지난 8일 두산과 넥센의 시범경기 개막전. 두산 선발투수 유희관(28)은 ‘비장의 무기’를 감췄다. 지난 스프링캠프에서 갈고 닦은 포크볼이다. 왼손타자 승부에서 우위를 점하려고 상당한 공을 들였다.
지난 시즌 왼손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0.322. 반면 오른손타자는 0.221다. 유희관은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를 던지면 한결 승부가 수월해질 것”이라고 했다.
경기에서 그는 4이닝 동안 70개를 던졌다. 포크볼은 없었다. 배터리 호흡을 맞춘 양의지와 시험을 해보기로 입을 맞췄지만 권명철(45) 투수코치가 만류했다. 권 코치는 “시범경기에서 새 구종을 노출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이어 “2군 시절 많이 던졌던 구종이라 습득이 빨랐다”고 덧붙였다. 여건도 마땅치 않았다. 넥센은 유희관을 맞아 오른손타자로 라인업을 꾸렸다. 왼손은 서건창뿐이었다.
유희관의 최대 장점은 제구다. 직구 최고구속은 시속 130㎞대 후반에 불과하나 절묘한 좌우 코너워크로 타자를 요리한다. 시속 120㎞ 안팎의 슬라이더와 체인지업도 일품. ‘느림의 미학’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다. 오른손타자 바깥으로 던지는 싱커로도 적잖은 재미를 봤다.
올 시즌 보완할 과제는 왼손타자 승부다. 관건은 포크볼이다. 유희관은 지난해 몸쪽 공략에 고전했다. 거의 바깥쪽으로만 던졌다. 왼손타자 몸쪽으로 간간이 싱커를 던졌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래서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를 고민하게 됐다.
유희관은 “올해는 조금 더 공격적으로 왼손타자 몸 쪽을 공략하겠다”고 했다. 이어 “포크볼이 타자에게 조금 더 혼란을 주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권 코치는 “카운트를 잡는 공이나 유인구로도 포크볼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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