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중국 채권시장에서 처음으로 회사채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가 벌어졌다.
7일(현지시간)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상하이의 태양광 업체 차오르(超日) 태양에너지 과학기술유한공사의 류톄룽(劉鐵龍) 이사회 사무총장은 이날 회사가 채무불이행 상태에 처했다고 밝혔다.
류 사무총장은 전날 회사채 10억위안(1750억원)의 이자 8980만 위안 가운데 400만 위안만 지급할 예정이라며 "채권소유자들에게 가능한 한 빨리 이자를 지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회사에 다른 빚도 있다"면서 채무불이행을 예고한바 있다.
중국증권업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어우양저화(區陽澤華) 상장1부 주임은 "이번사태는 채권시장 사상 처음으로 발생한 채권 이자 지급 불이행"이라며 "개별 기업의현금흐름과 경영계획상 사고가 난 것이지만 이로 인해 시스템적인 위험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오르는 가장 최근 자료인 6월 말까지 12개 은행에 15억위안의 대출을 제때 갚지 못한 상태다. 투자자들은 법적 조치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을 대리하는 변호사는 차오르의 채무불이행이 공식화하기 직전 AFP통신에 "채무불이행은 이미 기정사실이며 적절한 법적 조치를 통해 채권소유자들의 이자가 지급되도록 도울 것"이라면서 "이미 투자자들은 광둥(廣東)성 고등법원에 이자 지급 명령을 내려달라고 신청했다"고 말했다.
이번 채무불이행이 '중국판 베어스턴스 사태'의 서막이 될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장기적으로는 중국 시장의 위험을 알려 투자자들의 신중한 선택을 도울 것이라는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국 당국은 그간 금융시장 안정과 투자자 보호를 위해 회사채 채무불이행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원책을 시행해왔다. 이에 따라 중국의 회사채 규모는 2007년 8천억 위안에서 올해 1월 말 8조7000억위안으로 10배 넘게 급증했다.
지난달에는 중국 산시(山西)성의 석탄 채굴회사 '전푸(振富)에너지'가 발행한 신탁 증권이 초유의 디폴트 위기를 맞았다가 당국이 긴급 구제에 나서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한 바 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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