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저희 고객이 아니더라도 바이올린 오케스트라 공연을 즐길 수 있습니다."
증권사들이 과당 수수료 경쟁으로 고객유치에 나서고 있는 현실에서 '메세나'를 브랜드 전략으로 한 신영증권의 고객 마케팅이 눈길을 끌고 있다. 메세나란 기업이 커다란 대가를 바라지 않고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것을 말한다.
전문가들은 파격적인 수수료 할인이나 각종 이벤트를 내세워 하는 직접적인 고객 유치보다 메세나 마케팅이 고객들의 은근한 충성도와 기업의 장기적인 브랜드 제고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짚었다.
7일 신영증권에 따르면 이 증권사가 매달 개최하는 문화행사인 '컬처클래스'는 2010년 10월 이래 매달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 컬처클래스는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와 연계해 클래식 음악과 미술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으로 신영증권 고객이 아니라도 참석할 수 있다. 신영증권은 한예종에 일정금액의 장학금을 기부하고, 한예종 교수들은 강연자로 참석한다. 지난달에는 김남윤 음악원 교수가 '바이올린오케스트라'를 주제로, 1월에는 남정호 무용원 교수가 '현대무용'을 주제로 강연했다.
또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셜발레단을 후원하고, 정기공연에 한해 고객에게 20% 할인혜택을 주는 것도 신영증권의 메세나 활동의 일환이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중소형 증권사가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녹록치 않은 현실에서 확보한 고객들과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회공헌적 성격이 담겨있는 마케팅 전략이 더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접적인 수수료 경쟁 이벤트로 유치할 수 있는 고객은 금방 떠날 수 있다"며 "이러한 메세나 홍보는 고급문화에 대한 욕구가 강한 베이베부머 은퇴자들을 중심으로 호응도가 높다"고 덧붙였다.
전성률 서강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가 발간한 '기업의 메세나 활동 효과 분석 연구'에 따르면 메세나 활동은 광고나 스포츠후원, 이벤트 등 기업의 주요 커뮤니케이션보다 브랜드파워를 강화하는데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