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스키연맹(FIS)이 최근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에 가슴 철렁한 요구를 했다. 위험한 대회 시설물을 정밀 조사하라는 내용이었다. 대관령면에 설치한 알펜시아 스키점프대가 대상이다. FIS는 시설이 설치된 곳의 지형과 바람 세기가 규정에서 벗어나 선수들의 안전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스키점프는 작은 기후 변화에도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종목이다. 시설물 설계와 입지 선정부터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 FIS는 경기를 열수 있는 평균 풍속을 초속 3m 미만으로 제한한다.
반면 대관령면은 2월 낮 평균 풍속이 기준치를 넘어섰다. 최대 풍속도 초속 5.1m에 달한다. 도약대가 산정상부에 바람의 영향에 더욱 민감하다. 그래서 경기를 할 수 없는 곳에 설치하지 않았느냐는 의혹이 고개를 들었다.
그 정도는 아닌 것 같다. 대회 조직위원회의 이병진 시설국 설상팀 직원은 "시공 단계부터 FIS와 충분한 논의를 했다"며 "2016년 2월까지 기상 자료를 수집한 뒤 바람을 막는 장비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또 "스키점프 국가대표를 비롯한 전문가의 조언을 통해 가장 효율적인 장소에 시설물을 설치했다"면서 "FIS의 요구는 안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하나의 관례다. 대회 준비는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FIS의 요구를 불쾌하게 받아들이거나 놀랄 이유는 없다. 이번 사례는 철저한 준비의 필요성을 환기시키는 본보기이다. 이제 시작일 뿐 이와 같은 검증과 재조사, 검토 요구는 앞으로도 끊이지 않을 것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은 대회기를 넘겨받는 순간부터, 아니 개최지로 선정된 순간부터 시작됐다. 성공 개최를 위해 돌다리를 거듭 두드리는 노력은 남이 지적하기 전에 스스로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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