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한 장의 사진이 트위터를 평정했다. 내로라하는 할리우드의 별들이 환하게 웃고 있었다. 메릴 스트립, 제니퍼 로렌스, 브래드 피트, 안젤리나 졸리, 줄리아 로버츠…. 사진이 올라오자 트위터는 들끓었다. 관심을 뜻하는 리트윗(재전송)이 꼬리를 물더니 급기야 리트윗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처음에는 스타들의 천진난만한 모습에, 나중에는 사진을 촬영한 스마트폰에 관심이 쏠렸다. '갤럭시노트3'는 또 다른 스타였다.
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86회 아카데미 시상식. 진행을 맡은 방송인 엘렌 드제너러스가 시상식 도중 객석으로 내려가 스타들과 '셀카(셀프카메라)'를 찍는 모습을 연출했다. 사진을 찍는 손에는 흰색 스마트폰이 들려 있었다. 뒷면에 'SAMSUNG' 브랜드가 선명했다. 갤럭시노트3는 할리우드 스타들의 환한 모습을 담았다.
드제너러스는 사진을 곧바로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이날 오전까지 295만건 이상 리트윗했다. 이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뒤 올린 글이 세운 최다 리트윗 기록인 77만8000건을 훌쩍 뛰어 넘는 수치다.
드제너러스의 깜짝 연출로 이날 시상식의 메이저 스폰서인 삼성전자는 간접광고(PPL)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드제너러스가 갤럭시노트3를 들고 다니며 스타들과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은 생방송으로 전세계에 전파됐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애플과 경쟁하는 삼성전자에 획기전인 순간"이라고 전했다. "드제너러스가 삼성의 갤럭시 스마트폰으로 찍은 '셀카'가 SNS에서 '금메달'을 땄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미국 IT전문 매체 테크크런치는 "삼성전자는 이 같은 결과가 놀랍고 기쁘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드제너러스가 선정한 세인트 주드 어린이 연구병원과 동물보호단체 휴메인 소사이어티에 각각 150만 달러씩 총 300만 달러(리트윗 한건당 1달러)를 기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막판 반전도 있었다. 무대 위에서 '갤럭시 퍼포먼스'를 펼쳤던 엘런은 무대 뒤에서 만난 스타들과도 사진을 찍어 트위터에 올렸는데 이때 사용한 스마트폰은 아이폰이었다. 이에 대해 일부 트위터 이용자들은 "삼성이 좋아할 수만은 없는 현실"이라고 반응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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