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입사 10년차 금 5돈, 입사 20년차 금 10돈 등 근속 기념 선물 제공…금값 상승에 화색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지난해말 바닥을 다진 금값이 올 들어 서서히 오르면서 삼성 부장급 이상 임직원들이 화색을 띄고 있다. 회사에서 근속 기념 선물로 받은 금을 서랍에서 꺼내 용돈벌이에 나서 볼까 하는 직원들도 더러 있는 상황이다.
4일 삼성에 따르면 과거 주요 계열사별로 직원들에게 입사 10년차에 금 5돈, 입사 20년차에 금 10돈을 선물로 지급했다. 다만 황금열쇠로 만들거나 금메달로 만들어 제공하는 등 회사별로 금 지급 방식은 차이가 있었고 금 지급 연차, 금 지급 수량, 추가 혜택 등도 조금씩 달랐다. 근속 기념 휴가와 휴가비는 공통적으로 지급했다.
삼성 계열사에서 오랫동안 근무해 현재 부장이나 임원까지 오른 사람들은 대부분 회사에서 근속 기념으로 금을 받은 경험이 있는 것이다. 이 가운데 최근 금값이 바닥을 벗어나 상승세를 타면서 삼성 간부급 직원들 사이에서도 서랍 속 금을 꺼내볼까 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있다.
금값은 지난해만 30% 하락하는 등 곤두박질쳤으나 1월 3.2%, 2월 6.6% 뛴 데 이어 3월 들어서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2000∼2011년 7차례나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우던 금값 랠리와 비교하면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지만 최근 금값 반등은 눈에 띄는 추세다. 최근 국내 시세 기준으로 순금(24K) 1돈(3.75g) 가격은 20만2400원으로 금 15돈이면 값이 300만원 정도 된다.
삼성 계열사 관계자는 "회사에서 근속 기념으로 받은 금을 목걸이로 만들어 집에 보관하고 있다"며 "최근 금값도 다시 오른다는데 용돈벌이로 팔아볼까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회사에서 처음 받은 금 5돈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국가적으로 진행된 금 모으기 운동에 기부했다"며 "나머지 금 10돈은 팔지 않고 집에 보유하고 있는데 금값이 오른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은 좋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회사에서 근속 기념 선물로 받은 금의 사용처는 각양각색이다. 물론 금값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이미 팔아버린 사람들도 있다.
다만 근속 기념 금 선물은 이제는 삼성 계열사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됐다. 대부분 계열사들이 수년 전부터 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입사 15년 안팎의 차장급 직원들 중에서도 금을 받은 사람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지금은 근속년수 일정 기간이 지나면 5년 단위로 휴가와 휴가비만 지급하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것도 회사에 부담이 됐던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금은 직원들에게 근속 기념으로 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며 "대신 과거 금 지급 등 다양한 혜택을 직원 복리후생에 포함해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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