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에 대한 사상 첫 인사청문회가 오는 19일 국회에서 열린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여당 간사인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은 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오는 13일 사전준비회의를 거쳐 19일 인사청문회를 갖기로 여야가 의견 일치를 봤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인사청문 요청안을 의결했으며, 오는 7일 국회에 요청안을 보낼 계획이다.
이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받는 첫 한은 총재가 된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된다. 한은 총재는 지금까지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했지만 2012년 한국은행법이 개정되면서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에 포함됐다. 다만 국무총리 등과 달리 국회 인준이 필요하지 않아 청문회를 거친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다.
하지만 국회의 공개검증 과정에서 이 후보자의 자질과 도덕성, 정책적 소신 등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청문회의 의미가 크다. 청문회에서는 한은의 독립성과 역할에 대한 이 후보자의 견해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국회 기재위 관계자는 "후보자가 한은 내부 출신인 만큼 한은 역할과 독립성에 후보자가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가 관심의 대상"이라고 전했다. 총재로서의 능력과 자질, 전문성 등은 그가 한은 내부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무난할 것이라는 게 국회 안팎의 관측이다.
도덕성과 재산 역시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12년 한은 부총재 시절 공개된 재산변동 내역을 보면 이 후보자의 총재산은 14억3571만3000원으로 전년도보다 줄었다. 청와대는 인선 배경으로 "판단력과 국제금융시장에 대한 식견이 뛰어난데다 합리적이고 겸손해 조직내 신망이 두텁다"고 밝혔다.
인사청문회 준비에 나선 기재위 소속 의원들의 반응도 비슷하다. 나 의원은 "낙하산도 아니고 계속 일했던 내부 인사인 만큼 별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평가했고, 야당 간사를 맡고 있는 김현미 민주당 의원도 "구체적으로 살피지는 않았지만 대체로 평가는 좋은 편"이라고 밝혔다.
이 신임 총재 후보는 1977년 입행해 조사부와 국제금융부, 외환업무부 등을 두루 거쳤으며 부총재보와 부총재를 지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 위기 극복을 위한 한은의 정책 대응을 주도했지만 2012년 김중수 총재와 각을 세우며 조직을 떠났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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